잘 보이려고 하는 엄청난 몸부림들
그냥 자신에게 솔직하면 잘 보입니다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은 자기 잘난 척을 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것 같습니다. 아니 잘난 것들과 잘난 척하는 것들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SNS를 들어가 보십시오. 아니 자신이 SNS에 올리는 모든 것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십시오. 굳이 이렇게 까지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데, 아니 내 마음은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데 내 마음과 별개의 상황을 이렇게 자랑해도 되는가. 멋진 식당에서 멋진 분위기로 인생의 한 순간을 보내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요? '야, 너 멋있게 잘 사는구나' 이 반응이 보상일까요? 만약 그런 보상, 그런 피드백, 엄청난 팔로워 증가가 여러분의 인생에 큰 희열을 주시나요?
그런데 말이죠. 사람은 잘나려고 하는 것, 잘 보이려고 하는 게 본질이라고도 얘기합니다. 2천 년 전부터 그렇게 했답니다. 그래서 꽤 유명한 철학가들은 그 잘난 척을 누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자기 자신도 모르고 나대는 사람들이 눈꼴사나웠을 겁니다. 시기와 질투는 인간의 기본 속성입니다. 그게 너무 심해서 하느님은 아드님을 내보내 그딴 거 별거 아니라고 가르쳤을 겁니다. 당신 참 잘났습니다. 그래서 뭐가 얻어집니까? 노래를 엄청 잘합니다. 그래서요? 시를 엄청 잘 씁니다. 그래서요? 소설을 엄청 잘 써서 사람들이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요? 그게 대단하지 않다고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에 휩싸여서 정작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범하지는 말자는 겁니다.
내가 아픕니다. 그걸 솔직하게 글로 씁니다. 아니 그랬더니 그게 시가 됩니다. 누군가가 너무 밉습니다. 싫은 건 싫다고 해야 하니 속 시원하게 글로 표현합니다. 그랬더니 그 마음을 동조하는 사람이 폭발적입니다. 그냥 사람 눈치 보며 착하게만 살려고 했는데 그래봤자 나한테 돌아오는 것도 별로 없어서 뾰로통해지는 마음을 글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웬일? 그 마음이 왜 환호를 받을까요? 그 이유가 뭘까요? 가만가만 그 원리를 찾아봤습니다.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내가 SNS로 장사하는 사람도 아니니 어떤 계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왜 사라들이 저 사람 글에 환호를 할까? 댓글도 엄청 달리고 좋아요도 100개 200개가 찍히는 사람은 무슨 이유일까?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아하, 결국 솔직함이었습니다.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나는 내 마음, 내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산다. 내 글을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 눈치 보고 고민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생각을 저지르고 그다음의 판단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너희들은 너희들 스타일대로 살고 나는 내 스타일대로 살겠다. 얼마나 멋집니까? 이런 자세는 나이와는 무관합니다. 우리가 지금 SNS, 광고, 드라마, 영화, 책 등에서 벌어지는 모든 잘난 척의 몸부림은 가식이 철철 넘칩니다. 남 눈치 보는 경우라면 진짜 잘난 척이고 그게 아니라 내 속에 터져 나오는 감정, 생각, 분노, 열정이라면 그건 잘난 겁니다. 그 열정이 참 담담하게 논리적으로 펼쳐진 글을 보면 감동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강원도 평창 산골에 삽니다. 산골중년의 사랑이야기를 써도 몇 곡을 썼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합니다. 거기에 더해 책을 사랑합니다. 내가 부족한 게 많아 늘 책에서 숨을 쉬고 책을 스승으로 모시며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내가 잘난 척을 하고 싶어도 워낙 대단한 스승이 자연 속에, 책 속에 있어서 엄두도 못 냅니다. 그러나 다만 제가 잘하는 건,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을 보며 감탄하고 사진을 찍고 시집 한 구절의 멋진 비유에 감탄해서 밑줄을 치는 정도입니다. 이게 제 솔직함입니다. 이건 잘난 척도 아니고 잘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SNS에 이런 감정을 올리면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잘 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잘난 척하지 마십시오. 잘난 사람들은 꼭꼭 숨어 있습니다. 잘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겸손합니다. 그냥 솔직하면 됩니다. 그냥 지금 사는 것에 감탄하면 됩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감자탕을 먹으며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좋습니다. 그러나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몸부림은 하지 마십시오. 가끔 영화를 보다가, 아니면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보다가 띠링 알람이 울리면 그때 잠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그 반응이 진심이다 싶으면 정말 진심을 다해 댓글을 달면 됩니다. 그게 소통입니다. 얼굴은 못 본 사람이지만 그게 얼굴을 본 사람 이상의 소통입니다.
마음에 뭔가 훅 차오르면 글도 솟구칩니다. 이 글도 그냥 SNS를 보다가 용암처럼 차 올라서 10분 만에 정리해 올립니다. 저는 이렇게 꿈틀거리는 글을 쓰는 막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