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4월까지의 사진
시장에서 사 온 홍매화. 지금은 꽃잎이 다 졌다. 하우스 안에 핀 유채, 하루나. 두고두고 보다가 지금은 다 뽑았다. 앵두나무. 올해 9살입니다. 5살 때 와서 심겼고, 마당에서 4번째 봄을 맞는 중. 내가 사랑하는 제비꽃. 쇠뜨기와 별꽃과 꽃다지. 한 뼘 짜리 땅에도 꽃들이 가루처럼 핀다.
이번 봄은 흐린 날이 많았다.
작년 여름에 가서 복숭아를 따 온 과수원에 꽃을 보러 갔다. 아저씨가 돼지 키운다고 복숭아 농사는 이제 안 한다더니 냉이 꽃이 파도 같이 피었다.
옹심이는 가만히 있는 편이라 사진에 잘 찍힌다.
짜장면 먹다 들킨 듯한 입 엄마 껌딱지 옹심. 밭일을 할 때면 그림자처럼 엄마 옆을 지킨다.
우리 집에 놀러 온 귀염둥이 루비! 봄보다 널 더 기다렸어. 이렇게 순둥하고 깜찍하고 귀엽고 착하고 발랄하고!! 사랑받고 큰 개라 그런가 보다. 루비 사진만 한 300장 찍었다. 예쁘게 나온 것만 뽑아서 드려야지. 너무 조그맣고 뜨뜻하다. 귀 때문에 단발머리 같다. 나랑 머리가 비슷한데?
부지런히 또 자라는 식물들. 마당은 조용히 소란스럽다. 단비가 내린 지금은 이것보다 훨씬 컸다. 여기 사니 식물도, 고양이도, 그림 그리러 오는 애기들도 크는 걸 다 본다.
상사화. 야생화끼리 모아둔 곳에서 제일 먼저 싹을 내밀었다. 지금은 손바닥보다 크게 자랐다. 작약. 하루에 오 센티씩은 자라는 듯한 엄청난 속도. 델까 잎사귀 한 번 못 만지게 여리다. 삐죽삐죽 반항하는 가지들. 작년에 따다 놓고 방치된 콩이 화석이 되었다. 돌나물. 끝에만 똑똑 따서 초장 넣고 비벼먹으면 맛있다. 뭔가 잔인한데? 별 같이 총총 종종. 작은 꽃들을 보면 애틋하다. 더덕 싹이 엄청나게 올라오고 있다. 한 해만에 이렇게 번지다니! 쪽파랑 박하
어느 날의 그냥 장면들.
매달아 둔 꽈리가 하얗게 세고 있다. 냉삼! 냉이 삼겹살 먹으려고 겨울이 끝날 무렵부터 입맛이 돈다. 본격 불판 마를 날 없는 저녁 식사들. 봄나물 비빔밥 엄마가 원추리랑 갖은 나물들 따온 날. 주인을 기다리는 팔찌랑 귀걸이. 놀러 온 사람들이 놓고 갔다. 점심. 떡볶이랑 유부초밥. 아빠가 한 자루 얻어 온 호박으로 만든 전. 아는 분이 이 집 식구들 좋아한다고 따다가 통째로 기부한 두릅과 엄나무 순. 정말 호사를 누렸다. 이게 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