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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는 지금 내 곁에

행복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by 글사랑이 조동표


어릴 적 읽었던 『파랑새』 이야기가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병든 소녀를 위해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를 찾아 떠난 남매, 틸틸과 미틸.

요정의 마법을 빌려 환상의 나라들을 지나며 그들은 온갖 모험을 겪었지만, 결국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오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이 그렇게 애타게 찾았던 파랑새는 이미 집에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키우던 새.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몰랐던 존재.


이 장면이 유독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던 이유는, 지금의 나에게도 그 파랑새가 이미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자주 말합니다.

‘조금만 더 바빠지면, 여유가 생기면, 뭔가 이뤘을 때’ 행복할 거라고.

하지만 그 말을 되뇌는 동안, 지금 이 순간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진 않나요?


행복은 어쩌면, 그렇게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아침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 좋아하는 향의 커피 한 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지친 날 누군가 건넨 따뜻한 한마디의 위로...

그 모든 것이 파랑새였다는 걸 우리는 종종 잊고 삽니다.


행복은 특별한 날만 찾아오는 손님이 아니라, 늘 곁에 있었던 존재입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바빠서, 혹은 너무 멀리만 바라보느라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을 뿐이죠.


오늘, 나의 파랑새는 어디에 있을까요?

혹시 지금 내 옆을 조용히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잠시 멈추어 천천히 둘러보면, 우리 모두는 이미 하나쯤의 파랑새를 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표지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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