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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스며드는 네 가지 지혜(四智)

지혜는 삶으로 체득되는 것

by 글사랑이 조동표

마음에 스며드는 네 가지 지혜(四智)

- 지혜는 삶으로 체득되는 것


어제 건강에 관한 책을 읽다가 불교의 네 가지 지혜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지식을 쌓는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통해 배우고. 하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지혜’라는 것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 지혜는 소리 없이 마음속에 스며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천천히 바꿔놓는다.


불교에서는 수행이 깊어질수록 네 가지 지혜가 드러난다고 말한다. 처음엔 단순한 개념처럼 들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삶 깊은 곳에 닿는 말이 되어 돌아온다.


1. 성소작지(成所作智)


‘이루고자 하는 일을 반드시 이룬다.’

이 지혜는 그냥 성취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 아닌, 삶을 회복시키는 본능이자 본질이다.

몸이 아플 때 약을 찾듯, 마음이 병들면 스스로 고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연은 늘 조용히 말해준다. 뿌리내린 나무, 제 철을 아는 약초, 햇살과 바람 속 치유의 시간들.

성소작지는 스스로 고치고, 스스로 살아내는 지혜다.


2. 묘관찰지(妙觀察智)


‘날마다 관찰하다 문득 깨닫는 지혜.’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반복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늘 새로운 무엇이 있다.

아침 햇살이 오늘은 조금 다르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마음에 남고, 늘 지나치던 길목의 나무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날.

관찰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일이다.

묘관찰지는 그렇게 삶의 결을 알아차리게 한다.

‘이거였구나’라는 조용한 깨달음은,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을 처음처럼 다시 보게 만든다.


3. 평등성지(平等性智)


‘모든 존재가 본래부터 평등하다는 지혜.’

사람은 자주 비교하고 판단한다.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부족한 사람, 그렇게 끊임없이 나누며 사는 삶.

하지만 본래 지혜는 누구에게나 깃들어 있다. 단지 들여다보지 않았을 뿐이다.

이 지혜는 나와 타인을 나누지 않는다.

모든 존재는 다만 존재할 뿐이며, 그 자체로 존귀하다는 사실.

평등성지는 우리를 부드럽고 단단하게 만든다.

비교의 마음을 놓을 때, 세상은 훨씬 다정해진다.


4. 대원경지(大圓鏡智)


‘세상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거울처럼 비추는 지혜.’

마음이 거울처럼 맑고 투명해질 때, 우리는 진실을 본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에 조급해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비출 수 있을 때.

대원경지는 말하자면 ‘있는 그대로 보기’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왜곡 없이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눈.

그곳에는 판단도 집착도 없다. 다만 맑고 깊은 고요가 있다.


살면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이 네 가지 지혜를 조금씩 깨달아간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삶은 자연스럽게 그것들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그것이 아픔일 수도 있고, 기쁨일 수도 있고, 하루하루의 작고도 반복되는 일상일 수도 있다.


지혜는 머리가 아닌, 삶으로 체득되는 것.

어쩌면 당신의 삶 속에도 이 지혜들이 이미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마음이 말할 것이다.


“아, 이것이었구나.”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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