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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시선 제9화

정해영은 마무리로 적합한가?

by 글사랑이 조동표

1. 9회가 무너질 때, 팀도 함께 흔들린다


8월 마지막 밤, 수원 KT위즈파크.

기아는 8회에 극적으로 6–4를 만들며 이길 흐름을 잡았다. 그런데 9회 말, 마운드에 선 투수는 다시 정해영이었다. 선두를 잡고 2 아웃까지 갔지만, 끝내기 2루타로 3 실점 역전패(6–7). 기록은 분명했다. 블론세이브이자 패전. 그 장면 하나가 올 시즌 기아의 9회를 상징처럼 요약한다.


- 변곡점은 늘 ‘결정적 순간’에 있었다


전반기 막판부터 보이던 흔들림은 8월 들어 더 선명해졌다.

결국 8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고, 다음 날 2군으로 내려가는 결단이 나왔다(8/27 재등록). 팀도, 선수도 9회를 버텨낼 확신을 잃었다. 어제 수원에서의 역전패는 그 연속선 위에 있다.


- 고집이 전략을 이길 때 생기는 일


어제의 스코어는 시사적이다.

전상현은 8회에 1이닝 무실점으로 불을 껐다. 이어 정해영이 9회에 올라와 ⅔이닝 3 실점으로 경기를 내줬다. 이 조합은 올여름 내내 팬들이 입이 닳도록 요구하던 그 해법의 정반대 운용이었다.

“정해영은 7–8회 셋업, 9회는 전상현”

이 간단한 전환을 왜 끝내 적용하지 못했는가.


이범호 감독의 역할은 ‘이름값’을 믿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컨디션과 확률을 선택하는 일이다. 9회는 기록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구위·제구·멘털이 답하는 이닝이다. 어제처럼 8회에 팀이 만들어 올린 터닝 포인트를 9회에서 지켜내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이는 개인의 부진을 넘어 운용 철학의 실패다.


- 제안: 9회의 주인을 바꿔라


정해영: 셋업(7–8회) 전환

직구 높낮이와 변화구 몰림으로 이어지는 ‘큰 한 방’ 리스크를 9회에서 감당시키기보다, 매치업 기반 1이닝에 한정해 역할을 재설계할 때다.


전상현: 마무리(9회) 승격

올 시즌 내내 비교적 흔들림이 적고, 어제도 8회를 안정적으로 마감했다. 투수 운용을 뒤집는 것만으로도 기댓값이 크게 달라진다.


이건 선수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팀을 살리는 재배치다. 마무리 자리에서 잠깐 비켜서는 것이 선수 커리어에 오점이 아니라, 다시 올라오기 위한 계단이 될 수 있다.


이젠 9회의 철학도 바뀔 때다.

왜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이닝의 선택은 바뀌지 못했을까.


- 맺음말


어제 수원 경기에서 확인한 사실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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