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의 할렐루야

돌이 남아 있어야 흐름은 소리가 된다

by 글사랑이 조동표

헨델의 '할렐루야'

- 돌이 남아 있어야 흐름은 소리가 된다.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흐르는 시냇물에서 돌을 모두 치워 버리면, 그 시냇물은 노래를 잃어버린다.”


이 문장을 곱씹을수록 묘한 불편함이 남는다.

우리는 늘 인생의 돌을 제거하려고 애써 왔기 때문이다.


넘어질까 봐, 아플까 봐, 다시 실패할까 봐.

가능하다면 평탄한 길만 남겨 두고 싶다.

하지만 정말로 돌이 없는 삶은 더 나은 삶일까.


헨델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위대한 작곡가로 기억되는 그의 말년은 의외로 초라했다.

건강은 무너졌고, 치료비로 재산을 모두 써버렸다.

그마저 부족해 빚을 졌고, 결국 갚지 못했다.

몸은 반신불수가 되었고, 삶의 무대는 감옥으로 옮겨졌다.


그곳은 실패가 응축된 공간이었을 것이다.

명예도, 회복의 전망도, 다시 일어설 계획도 보이지 않는 곳.

인생이 더 이상 말을 걸어오지 않는 지점.

그런 공간에서 그는 자신의 가장 강렬한 음악인 '할렐루야'를 작곡했다.


이 사실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사람은 언제 가장 깊은 소리를 내는가.

안정된 자리에서 일까,

모든 것이 무너진 자리에서 일까.


그가 고통 속에서 무언가를 ‘극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때, 자기 안에 남아 있던 것과 정면으로 마주했을 뿐이다.


그것이 재능이었든, 집요함이었든, 혹은 살아 있으려는 최소한의 의지였든 말이다.


삶도 그렇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이 고비만 넘기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나 어떤 고비는 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야만 의미를 드러낸다.


돌은 흐름을 방해하지만,

동시에 그 흐름에 표정을 만든다.

물은 그 돌을 피해 흐르며 자기만의 리듬과 소리를 얻는다.


요즘은 인생을 너무 효율적으로 정리하려 한다.


불편한 관계는 끊고,

성과 없는 일은 접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은 뒤로 미룬다.

그 선택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 삶의 소리까지 함께 지워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내 앞에 놓인 돌이

반드시 치워야 할 장애물인지,

아니면 언젠가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 줄 마찰인지,

그 순간에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흘러간 삶보다,

부딪히고 흔들리며

자기만의 소리를 만들어 낸 삶이

조금은 더 오래 기억된다는 사실이다.


https://youtu.be/IUZEtVbJT5 c? si=jOd8 U1 ze-HJcAiKK


*이미지, 음악: 구글, 유튜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