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회고하며...
열흘 남은 올해에게
- 2025년을 회고하며
어느덧 12월 하순이네 그려.
달력을 세어보니 올해도 정확히 열흘 남았네.
열흘이라는 숫자는 참 묘하구먼.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또렷하니 말일세.
한 해를 돌아보니, 사업은 별다른 소득이 없네.
무모하게 도전했던 몇 번의 시도는 보기 좋게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괜히 이름만 내밀었다가 쓸데없는 망신살이 뻗쳤네 그려.
도전은 용기였지만, 결과는 늘 용기를 칭찬해주지 않는구먼.
건강도 예전 같지 않구나.
갑작스레 병원 갈 일이 잦아졌고, 내 몸이 나보다 먼저 늙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하나둘 놓치지 않고 보내오니 말일세.
거울 속 이마와 얼굴, 목에 새겨진 주름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축적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는구나.
돈은 잘 벌리지 않고, 친구들은 하나둘씩 내 곁을 떠나가누나.
누군가는 멀어지고, 누군가는 말없이 사라지네.
자녀들은 여전히 결혼 생각이 없어 보이네.
어르신들은 나보다 훨씬 정정해 보이지만 해가 갈수록 더 연로해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괜히 무거워지네.
이쯤 되면,
“올해는 실패한 해였다”라고 정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싶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침표를 찍으려 하면 쉼표가 먼저 나온단 말이지.
백두산 천지에서 한라산 백록담까지, 남과 북, 하늘과 땅을 잇는 두 분화구를 내 두 발로 밟았다는 기억은 분명 올해의 선물이렸다!
몸은 느려졌지만 아직은 두 발로 잘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말일세.
글도 많이 썼구나.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내가 나에게 솔직할 수 있었지?
좋아요 하트표시나 조회 수보다 더 중요한 건 문장을 끝까지 써 내려간 그 시간 자체였다는 걸 연말이 되어서야 인정하게 되지?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 될 대학생 멘티 열 명을 멘토링했고,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도 맡았구나.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누군가의 하루에 조금은 보탬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그 정도면, 보람찬 인생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말해보리라.
"에헤라디야, 얼라디야, 쾌지나 칭칭 나네 ~~~
놀다가, 쉬다가, 일하다, 놀다가, 그렇게 살자꾸나."
열심히만 살기엔 이제 남은 인생이 너무 소중하고,
대충 살기엔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구나.
열흘 남은 올해에게 나는 더 이상 다짐하지 않으리.
다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이 정도면 됐다고,
잘 버텼노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리라.
그리고 내일도
조금 놀다가,
조금 쉬다가,
조금 일하며,
살아갈 것이니.
그게 지금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삶의 속도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