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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첨단의료 4부 2장 3화

초고령 사회

by 글사랑이 조동표

21세기 첨단의료 4부 2장 3화

초고령 사회의 도시·몸·관계·이동에 대하여


1. 시간차 모델: 한국의 미래는 도쿄에서 먼저 열린다


한국은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이는 초고령 사회로의 본격 진입을 의미한다.


1000만 명을 넘는 고령층은 단순한 세대가 아니라 도시·정책·소비·의료·노동 시장을 변화시키는 구조 변수다.


일본은 이미 65세 이상 비중 30% 사회를 통과했다.

한국이 그 지점에 이르는 시점은 2035년 전후다.

일본이 20년간 경험한 초고령 전환을 한국은 10년 내 압축 경험하게 된다.

도쿄 관찰이 미래학적·사회학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


2. 도시라는 실험대: 초고령 사회는 도시에서 먼저 증상화된다


도시는 고령화의 충격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실험대다.

공간의 배치, 의자의 수, 계단의 높이, 신호의 길이, 교통의 속도, 택시의 손잡이, 심지어 가방의 바퀴 수까지 바뀐다.


도쿄는 고령자를 ‘도시의 기준점’으로 재설정했다.

도시가 늙을 때, 사회는 어떻게 움직이는 가에 대한 현장적 답변이 보인다.


3. 이동권의 재설계: 의자, 신호, 손잡이, 감속된 도시


도쿄의 공영방송 NHK ‘텔레비전 체조’는 휠체어 고령자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는 운동이 아니라 이동권 유지의 관점에서 관찰해야 한다.


도쿄는 의자 왕국이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좌석이 있고, 장시간 보행의 피로를 분산시키는 가구가 도심 전반에 설치된다.


횡단보도에는 고령자 버튼이 있고, 신호는 1.5배 길어진다.


버스는 시속 30㎞로 달리고, 서서 이동을 금지한 후에야 출발한다.

서울의 시속 60㎞는 도쿄 기준으로 ‘버스 경주’에 가깝다.


이 모든 변화는 노년의 이동 속도를 기준으로 재조정된 것이다.

초고령 사회의 미래차는 전기·수소차가 아니라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라는 주장도 이 문맥에서 이해된다.


4. 자동차의 재정의: 미래차는 ‘속도’가 아니라 ‘승하차’


도쿄의 자동차 시장은 이미 고령자 중심 재편이 진행 중이다.

버튼을 누르면 좌석이 차 밖으로 나오고, 다시 들어간다.

소형 차량에도 휠체어 수납공간이 확보된다.


고령자의 이동은 출발보다 승하차의 시간에서 체감된다.

태우는 데 5분, 내리는 데 5분이 걸린다.

따라서 미래 모빌리티는 속도보다 접근성(accessibility), 동력보다 이동권(mobility as autonomy)의 영역에서 정의된다.


5. 근육이라는 기술: 초고령 사회의 생체 자본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은 하루 만보 걷기를 보급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키워드는 걷기가 아니라 근육이다.

근육은 노쇠를 지연시키고, 이동을 가능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독립성을 연장한다.


‘근육 잔고’, ‘근육 저축’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초고령 사회에서 근육은 연금보다 강한 생체 자본이다.

첨단의료는 예방·노쇠·재활·운동 의학으로 확장된다.


6. 노년 소비시장: 기억·취향·문화의 재귀


도쿄 롯폰기의 ‘캔토스’ 라이브 클럽에는 1960~70년대 음악에 춤추는 70대가 모인다.

중절모를 쓰고 재즈와 위스키를 소비하는 노년은 ‘경제적 은퇴’ 이후에도 소비자로서의 시민성을 유지한다.


노년을 소비자로 인정하는 사회는 노년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회다.

이것은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초고령 시장의 작동 방식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7. 사회적 인프라: 고립을 늦추는 기술


일본의 살롱(salon), 노인 클럽, 다기능 주택, 방문진료·방문간호는 고독과 입원 사이에 존재하는 제3영역(third space)을 설계한다.

전국 6만 개의 살롱, 10만 개의 클럽, 5000개의 다기능 주택, 연간 1000만 건의 방문진료는 고립을 늦추는 사회적 기술이다.


한국의 어울림은 여전히 학연·지연·직장등 연고 중심이다.

이 연결은 75세 이후 빠르게 약화한다.

고령 사회의 핵심은 노쇠가 아니라 고립이다.


8. 중년 이후의 질문: 무엇을, 누구와, 어떤 속도로


초고령 사회는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모빌리티·관계·근육·소비·복지·철학이 얽힌 복합체다.

결국 질문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중년에게 돌아온다.

10년 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와 살아갈 것인가,

어떤 속도로 세계를 이동할 것인가.

초고령 사회는 거대한 의학적 의제이자 거대한 인간학적 의제다.


9. 한국의 과제: 늙음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고립을 늦춘다


한국 사회는 미래를 사전에 설계하는 데 능숙하지는 않지만 뭐든 닥치면 빠르게 적응하는 사회다.

그러나 초고령 사회는 적응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움직임과 어울림, 근육과 관계, 도시와 의료라는 복합적 질문이 남아 있다.

친(親) 고령 사회 문화와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에게도 초고령 사회가 닥쳤다.

도쿄는 그 미래를 먼저 보여주고 있다.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한국 65세 이상 인구 비중 변화
한국은 최단시간에 초고령사회 도달
10년 내에 고령 인구 30%돌파 예상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4.5% 이상 높음.


*이미지: 구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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