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보내온 신호
협심증
- 가슴이 보내온 신호
"협심증은 흔하지만 빨리 대처해야 한다."
- 러닝머신 위에서 느낀 통증
3주 전 주말.
3분.
딱 3분이었다.
러닝머신 위에서 내가 버틸 수 있었던 시간은 고작 3분이었다.
경사도 4.0.
속도 6.0.
예전 같으면 워밍업에 불과한 설정이었다.
그런데 가슴이 조여 왔다.
숨이 막히듯 답답했고 왼쪽 팔이 저렸다.
어쩔 수 없이 멈췄다.
“설마, 내가?”
10분 쉬고 다시 뛰어봤다.
이번엔 괜찮겠지 싶었다.
하지만 또 3분.
이번에도 실패였다.
그 순간 머릿속에 이 생각이 스쳤다.
‘설마... 심장이?’
그전까지 나는 한 번도 내 심장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 정상이라는 말의 불안
작년 9월, 과음 후 가슴이 뻐근한 통증을 연거푸 느꼈다.
내과에서 두 번이나 심전도검사를 했지만 다 정상이었다.
심장은 괜찮구나, 생각했다.
통증이 있으면 가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근육이완제와 신경통 약으로 버텼다.
그러면서 여러 과를 전전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엑스레이에서 경추 협착이 의심된다는 신경과의 조언에 따라 MRI까지 찍었다.
경추 5번에 협착증이 있어 정형외과에서 견인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슴과 왼팔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뇌 MRI와 MRA 결과도 “이상 없음” 판정.
의학적으로 뇌는 건강했다.
그런데 왜 몸은 계속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는 걸까.
정상이라는 말이 오히려 더 불안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며 명상과 호흡법을 권유받았다.
4개월 동안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새해를 맞이했다.
- 챗GPT의 조언
그러다 헬스장에서 다시 가슴이 조이는 통증을 느꼈다.
왼팔에 무력감도 느껴졌다.
챗GPT에 물어보니 협심증이 의심된다고 한다.
얼른 내과병원에 의뢰하여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 S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이번에 만난 순환기내과 교수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짧게 말했다.
“전형적인 협심증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미루면 안 됩니다. 보통은 한 달 지나서 일정을 잡는데... 환자분은 시급합니다.
오늘 바로 채혈하고 CT부터 찍으세요.”
이례적으로 6일 뒤, 시술 일정이 잡혔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이 느껴졌다.
- 혈관조영술, 풍선확장술
시술실 천장에는 차가운 빛이 매달려 있었다.
혈관조영술로 확인한 모니터에는 내 심장 부위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시술 팀은 대화를 하면서 면밀히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다 심장을 둘러싼 사인펜 두께의 혈관 한 부분이 유난히 가늘게 보이는 지점을 발견했다.
“여기다!”
의사는 스텐트 대신 풍선확장술을 선택했다.
오른 손목의 요골동맥을 거쳐 가느다란 철심이 혈관으로 들어갔다.
협착된 부위는 약물이 코팅된 풍선으로 넓혔다.
30분 후.
“시술은 잘 됐습니다.”
그 말이 그날 가장 고마운 문장이었다.
- 러닝머신 6분
나흘 뒤 나는 다시 러닝머신에 섰다.
같은 설정.
1분.
2분.
3분.
이번에는 멈추지 않았다.
4분.
5분.
6분.
가슴은 조용했다.
그제야 비로소 숨이 편해졌음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 인생이 바뀐 식탁
퇴원하며 들은 말.
“삼겹살, 튀김 같은 기름진 음식은 피하세요.”
“술은 금지입니다.”
"무리한 운동을 삼가세요."
그날부터 식탁이 바뀌었다.
고기 대신 생선,
술 대신 물.
처음엔 허전했다.
하지만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그 모든 걸 이겨냈다.
- 조금만 더
돌이켜보면 몸은 오래전부터 말하고 있었다.
내가 듣지 않았을 뿐이다.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버티자.
그 ‘조금’들이 나를 병원 침대까지 데려왔다.
- 지금, 내가 다시 뛰는 이유
요즘 나는 다시 뛴다.
다만, 예전처럼 무리하지는 않는다.
속도를 낮추고 심장에게 묻는다.
“이젠 괜찮지?”
이제는 일보다 생존이 중요하다.
빠름보다 오래가 중요하다.
심장은 다시 뛰고 통증은 사라졌다.
이번에는 내가 그 소리를 끝까지 들으며 살아가려 한다.
협심증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하니 조심하며 살아야겠다.
*이미지: 구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