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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미아 제2부 2장 7화

오너의 비서

by 글사랑이 조동표

강남역 미아 제2부 2장 7화

- 오너의 비서

※ 이 작품은 여러 사례와 기억을 재구성한 허구이며, 실제 인물·사건과는 무관합니다.


- 프롤로그


사람들은 언제나 권력자의 얼굴만 기억한다.

그러나 그 얼굴 뒤에는 늘 그림자가 있다.

일정을 조율하고, 위험을 막고, 침묵을 관리하는 사람.

이 이야기는 한 시대의 중심을 지탱했던 ‘보이지 않는 인물’에 대한 기록이다.


1. 낯선 공기처럼 나타난 여자


본사 해외 부서에 그녀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주변은 잠시 조용해졌다고 한다.

또렷한 눈빛, 단정한 태도, 흔들림 없는 말투.

무엇보다도 주저함이 없었다.


비서 S는 해외에서 오래 생활한 경력이 있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었다.

국제 업무를 경험했고, 여러 조직을 거쳤다는 말도 돌았다.


그녀는 단순히 외모로 평가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일의 흐름을 읽었고,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줄 알았다.

판단도 빨랐다.


그는 처음 출장 중 그녀를 만났다.

공식 일정을 돕고, 식사 자리를 함께했다.

그날 밤, 그녀는 과음으로 잠시 균형을 잃었다.

“조금만 쉬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나 이미 말과 몸은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그녀를 숙소까지 데려다주었다.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으려 애쓰던 모습이 오래 남았다.

그날 이후, 그는 알았다.

이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유형이라는 것을.


2. 선택받은 사람


오너는 사람을 보는 눈이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경력보다 태도를, 학력보다 눈빛을 먼저 봤다.


S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오너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는 말이 돌았다.

“곁에 두자.”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직감에 가까운 판단이었다.


그 무렵, 오너에게는 사적인 생활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S가 곁에 자리 잡은 뒤로, 오너의 생활은 눈에 띄게 정돈되었다.


회의, 국내외 이동, 휴식, 일정 관리.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비서가 생기니 사람이 달라졌대.”


3. 그림자이자 완충지대


S는 단순한 일정 담당자가 아니었다.

회의장에서 날아오는 질문,

외부의 압박,

예기치 못한 변수들.

그 모든 것을 그녀가 먼저 걸러냈다.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다시 조율하죠.”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선은 분명했다.


서로 다른 문화와 관행 사이에서 그녀는 통로 역할을 했다.

때로는 분위기를 풀었고, 때로는 선을 그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완충지대’라 불렀다.


오너가 한동안 현장에서 물러났을 때도, 그녀는 곁을 지켰다.

건강 관리, 일정 조율, 대외 연락까지 모두 챙겼다.

그 시기에 진행된 여러 사업도 그녀의 손을 거쳤다고 전해진다.

언제부터인가, 직원들은 그녀를 ‘여사님’이라 불렀다.



4. 닫힌 공간의 밤


그에게도 기억에 남는 밤이 있다.

해외 출장 중, 외부와 차단된 작은 공간.

음악과 술, 그리고 조용한 대화.

오너가 특별히 만든 자리였다.

그곳에는 몇 명만이 있었다.


S는 그날도 흔들림이 없었다.

흐름을 읽고, 상황을 정리하고, 분위기를 유지했다.

노래가 끝나면 물을 건넸고, 분위기가 흐트러질 듯하면 자연스럽게 정리했다.

지휘자처럼 움직였다.


오너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면 알아서 척척 움직였다.

그 시선에는 무한한 신뢰가 담겨 있었다.


5. 보상받지 못한 헌신


S의 영향력은 조직 안에서 점점 커졌다.

유능한 인재들이 발탁되는 과정에 그녀의 의견이 반영되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끝내 공식적인 임원 자리로 올라서지 못했다.

어느 해 인사 발표가 나자,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제가 부족한가요? 뭘 더 해야 하나요?”

“왜 저는 항상 비서여야 합니까?”

술이 들어가자 쏟아낸 말이었다.


주변은 조용해졌고,

누군가는 자리를 정리했고,

오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S는 오너가 수여하는 상을 받았고, 해외 근무를 맡게 되었다.

명목상으로는 영전이었지만, 사람들은 거리 두기로 해석했다.


오너는 해외 지사장 출신의 나이 지긋한 남자 비서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다 병석에 누웠고 몇 년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다.

오너의 마지막을 함께 한 비서는, 입원했던 병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남자 PMM 출신이었다.


영화 '인턴': 로버트 드니로는 비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6. 남겨진 사람


S의 이후 삶에 대해서는 소문만 남았다.

결혼 생활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말,

혼자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쯤이면, 조용한 일상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가끔 생각한다.

수많은 권력자들 사이에서 가장 오래 곁에 있었던 사람은, 결국 그녀였다고.


사랑도 아니고,

계약도 아니고,

우정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관계.

신뢰와 충성, 그리고 외로움이 섞인 동행.



- 에필로그


권력의 곁에는 언제나 이름 없는 사람이 있다.

박수도, 기록도, 표창도 없이 모든 위험을 먼저 맞는 사람.


그녀는 그 자리를 오래 지켰다.

그리고 조용히 사라졌다.

어쩌면 가장 가까이 있었기에, 가장 멀리 밀려났는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한 개인의 전기가 아니라, 권력의 곁에 선 사람들의 초상이다.

우리는 과연, 그들의 이름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이미지: 야후재팬, 구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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