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붕괴
강남역 미아 제2부 3장 10화
- 절제된 붕괴
H를 생각하다 보니 과거가 파노라마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1. 아무 일도 없는 복도
인사팀 회의실을 나왔을 때 복도는 평소와 같았다.
누군가는 웃고 있었고,
누군가는 통화 중이었고,
누군가는 모니터를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의 이동은 사건이었지만, 사무실 공간은 아무 일도 모른다는 듯 유지되고 있었다.
2. 화면이 보여주는 것
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문을 닫고 의자에 앉았다.
모니터에는 어제 수정하던 기획안이 그대로 떠 있었다.
붉은 표시가 몇 줄 남아 있었다.
그는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았다.
파일을 닫지도 않았다.
화면이 스스로 꺼질 때까지 기다리다 문득 메일함을 열었다.
참조(CC) 목록에서 그의 이름이 사라진 문장이 하나 보였다.
사소한 차이였다.
그러나 회사 시스템 안에서는 분명한 신호였다.
그는 노트북 창을 닫았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3. 울리지 않는 전화
전화벨이 울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는 받지 않았다.
벨은 멈췄다.
다시 울리지 않았다.
그는 수화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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