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쏟아지던 시간

기회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가는 것이다

by 글사랑이 조동표

구슬이 쏟아지던 시간

- 기회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가는 것이다


새벽의 꿈 이야기.


마을에 오락장이 들어섰다.

설명도, 예고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공간이었다.

사람들은 멀찍이 서서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로운 것은 늘 그렇다.

끌리지만, 쉽게 들어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맨 오른쪽,

하나의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쇠구슬 하나를 튕겼다.

그저 심심풀이였다.

툭.


그 순간, 구슬 하나가 가운데 구멍으로 들어가더니 구슬이 아래에서 쏟아져 나왔다.


처음엔 몇 개,

곧 수십 개,

이내 바구니를 채울 만큼.


나는 웃었다.

이유 없는 웃음이었고,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노력하지 않았는데 성과가 따라오는 순간,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다.

지금, 무언가가 열렸다는 것을.


나는 바구니를 가져와 쓸어 담기 시작했다.

손이 바빠질수록 마음은 더 가벼워졌다.



이건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운은 한 번으로 끝나지만 이것은 계속되었다.

그렇다면 이건 기회였다.

그리고 나는 그 기회를 ‘즐기고’ 있었다.


성과를 쌓는 것이 아니라 흐름 위에 올라타는 기분.


꿈속의 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타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여기서 끝이 아닐 수도 있다고.”


나는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에도 구슬이 있었다.

한 번이 아니었다.

파면 또 나오고, 퍼내면 또 나왔다.



나는 웃었다.

이번엔 확신의 웃음이었다.


이건 표면의 기회가 아니라 구조 속에 묻혀 있는 기회였다.


나는 동생들을 불렀다.

그들의 가방 옆주머니에 구슬을 나눠 담았다.


혼자서 담기에는 이미 넘쳐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처음엔 호기심,

그다음은 놀라움,

그리고 곧 시선이 되었다.


그 시선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그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되고 있는가”라는

해석의 눈빛이었다.


나는 그 시선을 느끼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분명해졌다.

지금은 설명할 때가 아니라 담아야 할 때라는 것.


그러던 중, 공사 인부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땅을 고르게 만들고 시멘트를 부었다.



기계에도 손을 댔다.

수리라고 했다.

정비라고 했다.


나는 알았다.

이 흐름은 이제 멈춘다는 것을.


독점은 항상 영원하지 않다.

누군가는 판을 다시 정리한다.



나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아직도 흙 속에는 구슬이 남아 있었다.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다시 손을 넣었다.

한 움큼.

또 한 움큼.


이번에는 조금 더 조용하게, 조금 더 집요하게.


나는 두 가지를 배웠다.


기회는 느닷없이 시작된다.

그리고 반드시 중단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사이에 있다.


쏟아질 때 얼마나 즐겼는가,

멈출 때 얼마나 포기하지 않았는가.


기회는 발견하는 사람이 아니라,

끝난 뒤에도 다시 파내는 사람의 것이다.


나는 구슬을 모은 것이 아니라

기회를 이어가는 법을 배웠던 것은 아닐까.



*이미지: 챗지피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