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멘토링을 마치고
멘토의 착각
- 올 첫 멘토링을 마치고
60이 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람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때는 경험이 쌓이면 조언이 되고, 조언이 쌓이면 누군가의 방향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대학생들 앞에 서 있는 순간, 그 믿음은 조용히 무너진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선택이 더 좋아 보이는지...
문제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그제야 멘토링이란 지식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 경험은 구조가 아니라면 쓸모없다
처음에는 내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회사에 들어갔고 무엇을 만들었는지,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것은 이해의 신호가 아니라 예의의 표현에 가까웠다.
경험은 듣는 순간 흩어진다.
그들의 현실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식을 바꿔본다.
“그때 나는 이런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한 문장이 모든 것을 바꾼다.
그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판단의 방식에 반응했다.
그제야 멘토가 줄 수 있는 것은 답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이라는 것을 알았다
- 가까워지려 할수록 멀어진다
처음에는 친해지려 했다.
요즘 쓰는 말도 따라 해 보고, 그들의 시선을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묘하게 거리가 생겼다.
그들은 나를 친구로 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친구가 될 수도 없었다.
멘토에게 필요한 것은 친밀함이 아니라 신뢰라는 것을 깨닫는다.
굳이 가까워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 사람의 말은 쓸모 있다고 느끼게 하면 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 세대 차이는 문제가 아니다
흔히들 요즘 세대는 다르다고 말한다.
맞다.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그들은 빠르게 판단하고, 명확한 보상을 원하며, 이유 없는 인내를 거부한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지나치게 오래 참아왔던 방식에 대한 조용한 반박일지도 모른다.
멘토링이 어려운 이유는 세대 차이 때문이 아니라,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다.
- 멘토링의 본질
한 학생이 물었다.
“어떤 선택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답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말한다.
“나는 이런 기준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한 발 물러선다.
그 순간부터 선택은 그의 것이 된다.
멘토링은 거기서 시작된다.
- 결국 남는 것
20대는 빠르다.
정보도 많고, 실행도 빠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시간을 다뤄본 적이 없다.
어떤 선택이 5년 뒤에 어떤 형태로 돌아오는지, 그 구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 간극을 메우는 것, 그것이 멘토의 역할이다
나는 이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설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보여주려 한다.
어떻게 판단하는지,
어떻게 선택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버리는지.
멘토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멘토링은 사고의 방식이 전염되는 과정이다.
*이미지: 챗지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