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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랑이 거봉 Mar 20. 2024

CEO에 대한 단상

최고 경영자의 무게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 경영자)는 기업에서 날마다 발생하는 모든 사안의 최종의사결정권자이다. 그 기업의 얼굴이며 간판스타이다.


매일매일 결정해야 될 사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서 회사를 위해 친밀한 교류 관계를 도모해야 한다.


국가나 유관단체의 행사에 초대받아 내빈으로 참여하거나 상을 받으러 다녀야 하고, 또 CEO가 직접 수여하는 상도 스스로 제정하여 고객과 직원들의 사기도 북돋아야 한다.


수없는 연설을 해야 해서, 나름대로 논리 정연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당연히 말도 잘해야 한다.


경영이라고 하는 것은 한자에 쓰여있는 대로 경리와 영업을 포함한 것이다.

게다가 공장 업무, 제품의 도입과 개발, 연구, 마케팅, 인사, 컴플라이언스, IT, 총무까지 구석구석 눈길과 손길이 닿지 않으면 안 된다.


경영자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2천 개의 귀를 갖게 되는데, 이는 많이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얼굴의 입은 하나이고 눈은 두 개이므로 많이 보되 필요한 말만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슴은 직원 사랑으로 따뜻해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냉정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CEO는 눈이 많이 오고 폭우가 쏟아져도 다 자기 탓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세상 모든 일이 다 기업의 경영과 관련이 지어진다고 생각한다.


CEO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되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치를 끌어내어 기업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야전사령관이다.


많은 CEO가 보통 3년씩 연임을 하지만 초임 1~2년 만에 낙마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3년씩 서너 번 연임하여 10년 이상 장수하는 CEO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렇게 오랫동안 장수하는 CEO는, 아마 본인 수명도 그만큼 단축되리라 생각한다.


CEO만큼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군도 없다. 물론 CEO는 그 조직에 단 한 명밖에 없지만 위로는 상왕처럼 모셔야 하는 오너가 있을 수 있고 또 사장 위에 부회장이나 회장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이사회의 수많은 이사들은 잠재적인 경쟁자이자 도전자로서 CEO의 일언일행(一言一行)에 대하여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며 경영의 시험대에 올라 있는 CEO를 흔들어대기 때문에 이사회에서도 마음 편히 말을 할 수가 없다.


직원들을 만나서 속에 있는 내밀한 말을 꺼내 놓으면 삽시간에 소문이 돌기 때문에 아무리 달변이어도 말하기를 너무 좋아해서는 안 된다.

어떤 CEO는 술자리에서 알코올로 인해 느슨해진 정신 상태에서 새로운 인사이동떠벌리다가 호된 역풍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또 너무나 직원들을 가까이하다 보면, 출세욕에 빠져 덤벼드는 무리들에게 허점을 잡힐 수도 있다.


그래서 반드시 술을 안 마시고 주변을 관찰하는 수행비서를 대동해야 하며 주사(酒邪)를 부려서도 안 된다.


술이 세도 문제이고 약해도 문제이다.

술이 세면 술실력을 믿고 떠들기 상이니, 수많은 언어 속에는 반드시 실언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또 술이 약하면 상대방에게 무시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중용을 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CEO는 많이 있다.

GE의 잭 웰치 같은 사람을 포함하여, 한국에서도 삼성그룹을 포함한 재벌급 기업들의 유능한 CEO들이 언론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유능한 CEO는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줄 알고 전 직원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야 며, 듣는 귀, 즉 경청하는 자세를 견지해야만 한다.


가슴에서 끄집어내는 말은 절도 있게 해야 하며 항상 격조와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CEO가 품격이 없으면 그 회사 자체도 낮은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CEO는 항상 좋은 옷을 입고 멋진 넥타이를 매고 웃는 얼굴을 하고 회사에 출근하라는 말도 있다.


CEO는 가슴속으로는 쓰라린 일이 있고 슬픈 일이나 화나는 일이 있을지언정 얼굴 표정만큼은 항상 여유 있고 관대하게 웃고 있어야 다.

수많은 탈을 써야 한다고나 할까?


필자랑 가까웠던 요절해 버린 어떤 CEO의 경우, 그가 온갖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것은 그가 너무나도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을 해 본다. 게다가 그는 탈을 쓴 여우나 너구리가 아니었고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때때로 머리가 좋은 사람은 굉장히 섬세하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가 많지만, 경영자는 배짱도 필요하며, 그 배짱이라고 하는 것은 두뇌의 회전력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것은 가슴의 넓이, 심장의 두께이고 포용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도저 같이 밀고 나가는 추진력과 승부사 기질도 필요한 법이다.


오너와 CEO를 믹스해 놓은 형태의 사람들도 많이 있다.

오너가 CEO를 겸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의 기업은 창업가의 오너 일가와, 월급을 받으며 고용된 최고경영자인 CEO로 많이 구분된다. CEO는 창업가의 의중을 잘 파악하면서 전 직원의 마음을 사지 않으면 안 되는 위치에 서있다. 당연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법이다.


그래도 어찌하랴?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올라 있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만큼 그 역할과 임무에 최선을 다할 일이다.


고독한 자여, 그대 이름은 CEO일지니...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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