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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랑이 거봉 Mar 16. 2024

운명론

사주팔자

누가 나에게 운명을 믿느냐고 물어오면 '예스'라고 대답한다.

사주팔자를 믿느냐?

믿는다.

점성술은?

믿는다.

타로는?

믿는다.


어릴 적에 '가정보감'이라는 교양도서 같은 낡은 책이 집안에 돌아다녀 읽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꿈해몽, 손금 보기, 성명학, 주역에 대해서도 적혀있었다.

한창 예민한 나이의 사춘기 시절이라 호기심이 발동하여 밤을 새워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주역의 음양오행설을 읽어보고, 사주팔자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였다.


할아버지가 내 이름을 지으셨을 때, 이름자에는 거의 쓰지 않는 한자를 항렬에 맞춰놓아 신기하게 여기기도 하였다.

아버지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태어난 시(時)가 특별히 좋으니 어떤 큰일이 닥치더라도 몸을 보호해 주리라 예견하셨다며, 미남은 아니어도 귀한 기운이 서려있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나는 수없이 많은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전력이 있기에 그 말씀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아버지 승진 문제로 운명철학관을 다녔을 때 나를 데리고 가신 적이 있는데 당사주집이었던 듯하다.

어머니는 나에게, 앞으로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니고 화학제품 관련된 직업을 갖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셨다.

그 점괘가 맞았을까?

나는 제약회사에 들어가서 출장이 많은 해외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성명학 책을 독파하고 조카의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성격 좋고 성실하고 일도 잘해서 내가 이름을 잘 지어주었구나 만족하기도 했다.


사주책자를 읽어보니 나는 관세음보살 사주라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긴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오지랖이 넓고 동정심이 많다.


최근에 회사를 창업하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래가 궁금하여 사주카페나 타로집을 가본 적이 있다.

또 장안에서 유명하다는 신통방통 명리학자를 만나서 운명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친구 중에 명리학자가 있어서 상의해보기도 하였고, 은사님 한분이 이런 길로 나가셨다고 해서 물어본 적도 있었다.


한결같이 운수가 좋다는 말을 해주었다.

사주팔자는 평범해도 타고난 운이 좋다는 것이다.

큰 부자는 못 되어도 먹고살기에 별 부족함은 없단다.

사업도 대박을 노리지 말고 규모는 작고 옹색하게 시작하되 부가가치는 높게 가져가야 성공한다고 하였다.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라는 것이다.


좋으면 좋은 것이다. 아니 좋을 것이다.

그렇게 믿으면 또 잘 풀려나간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지 않을까?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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