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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May 11. 2024

그 작품 명엔 아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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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모르게 작품 앞에서 멈춰섰다. 옛스러운 느낌의 가족 사진의 인물들은 모두 눈을 감고 있었다. 뭔지모를 애석함과 슬픔이 느껴졌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작품 명을 보니 [아리랑 2012'1] 였다. 뼈아픈 민족의 역사가 한 폭의 그림 속에서 느껴진다는 것에 작가가 궁금해졌다. 이름부터가 특별하고 남다른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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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홍 작가는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회성을 표출한 작품을 통해 리얼리티를 추구해 왔다. 근현대에 촬영된 기념사진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작을 선보였는데, 작품 속 인물의 모습을 통해 시대와 역사성을 들어냄으로써, 누군가의 이야기부터 사회의 이면까지 짐작하게 한다. 1970년대 후반 시작한 가족사진 연작의 연장선상으로 소외받은 이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기념사진화 하였으나 전과 달리 모든 초상은 눈을 감고 있다. 과거에는 얼굴을 지우거나 눈을 도려내어 억압된 인간성과 황폐한 시대 상황 등 소외감과 상실감을 극대화했다면 한층 부드럽게 표현된 눈을 가린 초상은 인물에 대한 연민과 그들의 서사를 상상하게 한다.

[ #아리랑 2012'1 ] 작가 안창홍 /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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