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송작가 최현지 Aug 28. 2024

고기에 진심인 그녀의 말

-
 고기를 먹을 때는 어두운 색이나 편한 옷을 입는다. 그 날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몇년만에 흰색 옷을 입고 삼겹살을 먹었다. 화이트색 원피스에 기름이 튀면 노란 점이 되고, 양념이 튀기면 상상만 해도 찌릿한데, 그날은 앞치마로 무장하고 고기 만찬을 즐겼다. 요즘은 고기를 직접 구워 주는 곳이 곳곳에 생겨서 조금은 덜 부담을 갖고 갔는데, 이곳 또한 숨은 맛집이었다. 도톰한 돼지삼겹에 잘게 칼집이 된 통삼겹을 사장님이 구워주셨다. 구운 삼겹에 구운 고사리와 김치를 올리고, 거기다 와사비를 한점 해서 먹으면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맛_ 반찬 가지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맛의 포인트는 있었다. 고기와 싸먹었던 젓갈은 이름이 가물한데, 기름진 삼겹살과 환상적인 궁합이었다. 더불어 여름에는 물냉면을 많이 먹지만, 그날은 왠일인지 비빔냉면이 당겨서 부캐는 비빔냉면으로 마무리 했는데 계란 지단과 매운 양념이 절묘하게 섞이고, 살얼음 냉육수가 최고의 조합을 이루어 맛있는 만찬이 완성되었던 날.

작가의 이전글 그날의 정원에서 꽃을 보았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