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작가 , 그녀가 사는 세상>
대한민국에서 방송작가 하면 떠오는 것, 뭐가 있을까? 밤샘 노동, 프리랜서, 그리고 여성이 아닐까. 단연 남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작가는 대부분 여성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이 많을까? 직접적인 통계를 내보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견해로 생각해 본다면? 남성보다 여성이 글을 잘 써서, 섭외를 잘해서, 사교성, 융통성이 있어서, (그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 이런저런 것들을 줄줄이 나열해도 딱히 확고한 답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하는가, 하지 않는가! 대부분의 한국 남성은 자유보다 안정을 추구하고, 타인에 대한 승부욕과 스스로의 자존심이 중요하며, 소수보다 다수의 시선을 신경 쓰는 편이다. 또한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사람마다 다르겠지.)
다른 각도로 생각을 하자면, 대개 작가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고로 방송 작가를 선택하는 이유는 돈이 아니다, 꿈이자, 꿈을 이루기 위함이다. 그리고 대개 오래 방송작가로 일한 여성은 생각보다 독하고 강해서 밤샘 노동과 섭외, 마감의 압박에도 굳건히 일을 해낸다. 아마도 또 하나의 새로운 꿈과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오랜 목표가 있다. ‘드라마’를 쓰는 것.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신박하면서도 친근하다. 작가가 여성인 줄 알았지만, 그 유명한 천만 영화 <극한 직업> 이병헌 감독님의 대본이었다는. 극 중엔 서른이 된 3명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그중 드라마 보조 작가였다가 드라마 작가로 입봉 하는 주인공이 있다. 연기 천재, 배우 천우희의 맛깔스러운 작가 연기와 대사들이 어쩜 그리 대공감을 일으켜서 한동안 스트리밍 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 드라마의 핵심 키워드는 ‘멋진 여자’다. <스물다섯, 스물 하나>, <서른아홉> 등 모든 드라마엔 진취적이고 솔직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거의 신데렐라, 이인자 이야기는 없다. 또한 프리랜서와 일하는 여성에 대한 시선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엔 프리랜서를 무능력하다고 여겼지만, 현재는 재능과 재력을 겸비한 것이 프리랜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소위 워킹맘, 워커홀릭이란 타이틀을 가지며 오늘도 어디선가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오늘만큼은 내가 대한민국 30대 여성인 것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오늘도 열심히 섭외하고 일하느라 수고했다, 최작가.’
220308 방송작가_최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