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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피어나는 풀꽃의 인내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by 방송작가 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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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높은 산지에서도 촘촘히 활짝 피어나는 풀꽃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인간이 뿌린 씨는 아닐테고 바람이 데려다 주었을까. 바람이 불던 날, 이곳에 자리 잡고 비가 오면 물을 먹고, 햇빛을 영양분 삼아 이렇게 저렇게 자유로이 피어나는 꽃들이 대견하다. 아파트 베란다에 키우는 반려식물들은 인간이 물을 주고 창가의 햇빛을 받고 인간의 사랑으로 키워도 어느새 시들다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잠이 들곤 한다. 어쩌면 식물은 자연 그대로에서 자생하는 삶을 바라는 게 아닐까. 문득 그리 생각하다가 새삼 느낀다. '인간이 식물을 키우는 게 아니라, 식물이 인간을 자라나게 하는구나.' 조만간 또 하나의 반려식물을 모셔와야겠다.

#매봉산바람의언덕 #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
#풀꽃 #꽃을보듯너를본다 #꽃을봄 #꽃같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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