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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Jan 11. 2024

[신작 서평] <군대나온 여자인데요>를 읽고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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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C에서 육군 대위로
전역하기까지 MZ여군의 군대 이야기
< #군대나온여자인데요 > #신나라작가 #푸른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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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직업 군인이라면 자연스럽게 딸도 군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책 속의 저자는 아버지가 군인이고, 군인 아파트에서 10년을 거주 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국어국문학과를 입학해서 ROTC를 통해 직업 군인으로 6년을 살았다는 것.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직업군의 이야기를 통해 군인의 삶도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태양의 후예> 보다, <미생>에 가깝다는 말이 절묘하게 설득이 되었다. 인간은 어릴 때부터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사회를 만나게 되고, 남성의 경우 성인이 되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간다. 여성의 경우는 본인이 선택해서 갈 수 있는데, 내가 볼때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대단한 것 같다. 군인으로 살아온 6년의 삶은 누구보다 명예롭고 빛나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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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직업은 다 해도 군인은 안 한다. 군인이랑 결혼도 안할 거다. 늘 그렇게 생각했는데 군인이 되라니.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다. 담임선생님의 군인이 되라는 말에 씩씩댔는데, 과외선생님이었던 교회 오빠 조차 가깝고 학비가 전액 지원되는 육사에 가라고 해서 분노했다. 그때는 딱히 파티시에 아니면 되고 싶은 직업이 없었고, 책 읽고 말하는 걸 좋아하니 아나운서를 생각했다. 문제는 드라마였다. 바람 잘 날 없는 딸 부잣집 이야기 <소문난 칠공주>가 시작된 거다. 가난한 집안의 삼 형제 중 장남이었던 우리 아빠는 군 장학금으로 고등학교를 다녔고, 졸업과 동시에 부사관으로 입대했다. 출장이 잦아서 항상 바쁜 아빠였기에 어렸을 때 아빠와의 기억이 많지 않았다.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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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목격한 그때 나도 행동을 해야겠다 싶었다. 딸 셋인 우리 집에서 누구 하나 군대에 가야 할 텐데 그게 나다 싶었다. 이제라도 부사관 시험을 봐야하나? 학사장교는 대학 졸업반 때 지원할 수 있어서 너무 늦을 것 같은데. 그러다가 대학교 2학년이 되었다. 우리 학교에도 여성 학군단 후보생을 모집한다는 플랜카드가 여기저기 붙었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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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반대하셨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네가 군대에 가면 동생들도 다 군인이 될 거라고 하면서 말리셨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욕심 많은 딸이 조직에서 적응을 못하고, 폐가 될까 봐 걱정하셨던 마음도 느껴진다. 운명은 내 편이었는지, 여성 학군단 후보생을 모집한다는 플랜카드가 캠퍼스 여기저기 붙었다. 나를 위한 기회인 것 같았다. 1년간 체력 단련과 면접 준비를 해서 최종 합격을 한 후에야 아빠께 얘기할 수 있었다. ‘아빠는 아들이 없어서 군대 간 자식 걱정은 안 할 줄 알았는데.’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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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길로 비유한다.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인생의 갈림길이라고 하고 직업은 진로라고 한다.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행군처럼 묵묵하게 홀로 나아가야해서 일까? 내 길인 줄 알았는데 아닌 길이 있고, 지름길을 찾으려다 오히려 더 시간이 걸리는 굽은 길로 갈수도 있다. 또 길을 잃어 헤매다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생길에는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길 로(路)자 한자를 보면 꼭 등에 무거운 짐 지고 모자를 쓰고 걸어가는 사람 같기도 하다. 한때 여행 작가를 꿈꾸던 내가 육군 장교의 길을 선택해 걷고 있다. 바람의 딸처럼 이곳저곳을 밟으며 자유롭게 살고 있으니 두 길은 원래 하나였는지도 모르겠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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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에게 여군이란 직업은 생소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달라진다. 여군이란 직업에 공감을 하게 되고, 이 또한 국가와 사회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직업이라는 것_ 그녀의 삶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뜨거웠을 것이다. MZ세대인 여군의 삶은 생각보다 더 어른스럽다. 그녀의 삶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존경한다. 여군을 꿈꾸는 대학생, 청소년들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이 책을 통해 여군에 대한 편견과 시각이 개선 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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