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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최현지 Jan 11. 2024

어머니의 손맛, 통영 훈이시락국

[최작가, 그녀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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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맛, 먹거리다. 몇년전 TBC에서 기웅아재와 함께 [방랑식객]이라는 전통시장 맛집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이 때의 나는 대구경북지역의 전통시장 맛집을 찾고 섭외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때의 습관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지역 전통시장 먹거리를 미리 검색해서 가는데, 경남 통영의 또 하나의 맛집을 발견했다. 통영중앙시장에 가면, 꿀빵을 먹고, 통영서호시장에 가면? 시락국을 먹는다. 과거 TV조선 [백반기행]에 방송된 [훈이 시락국] 이다. 같은 작가이지만 어쩜 이리 섭외를 했을까 싶은 숨은 맛집으로, 통영서호시장 안 곳곳을 누비다 보면 작고 아담한 시락국 맛집이 있다.

- #시락국 : 무청 말린 것을 베이스로 한 토장국의 종류. 보통 '우거지국'과 혼동하곤 하는데, 무청을 말린 것을 시래기, 배춧잎의 웃대(배추 다듬을때 버리는 겉잎)를 말린 것을 우거지라고 하니 시래깃국은 말린무청의 토장국이다. 경상도쪽에서는 시락국이라고도 부른다. 황해(영화)에서 갓 밀항한 구남이가 맛있게 먹던 국밥이 시락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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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식당 입구를 도착했을 때 전통시장 특유의 토속적인 느낌을 받아 낡은 건물이 아닐까 싶었지만,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고 널찍한 상 하나에 열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순도순 시락국밥을 먹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려야하나 싶었지만, 다행이 자리가 나서 앉았다. 시락국은 자리에 앉아 5분도 안돼서 나왔다.
밑반찬은 셀프였는데, 반찬가지 수가 엄청났다. 내 기억으로 20개는 넘는 듯 하다. 그 작고 아담한 가게에 메인 메뉴는 시락국이 하나인데, 밑반찬만 20가지 라니. 살아 생전 참 고우셨던 외할머니댁에 온듯한 느낌이었다. 셀프 반찬은 먹을만큼 담아야 하니 내가 선택한 반찬은 계란말이, 깍두기, 깻잎, 오징어포 무침인가.(메인 메뉴도 맛있지만, 밑반찬이 최고였다는.)
뜨끈한 시락국을 먹는다. 온몸이 삭 녹는 듯 했다. 이 맛의 별미는 부추, 다른 말로 정구지를 얻어 주시는거다. 뜨끈하고 구수한 시락국에 알싸한 부추를 올려 입안의 깔끔한 맛을 더해준다. 평소에 고기 먹을 때 부추를 함께 먹었는데, 국물 맛에도 부추 특유의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었고 맛있었다. 거기다 가격이 착하다. 한 그릇 7천원 이라니. 눈을 의심했지만, 맛을 대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사장님,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새해 첫날의 점심 때라 사람들이 더 많았다. 코로나19 이후로 이렇게 북적이는 곳에서 먹는 밥은 회식 이후로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마스크 없이 서로 덕담도 나누고 함께 밥을 먹는 자리가 이리 즐거운 일 이구나 싶었고, 통영에 오면 또다시 들려야지 마음 먹었다. 영업 시간은 매일 새벽 4시 30 분~오후 3시 30분 이니
이른 새벽 바다 낚시 후 먹어도 좋고, 점심으로 먹어도 좋다.

#통영서호시장 #훈이시락국
경남 통영시 새터길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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