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어두운 바다

발광 - 어둠을 가려주는 사유의 빛

by 지온

몇 해 동안 혼자 되뇌었던 말이 있다.

"끝까지 가라앉으면 비로소 바닥을 차고 올라갈 수 있다던데, 나의 바닥은 언제쯤 닿을 수 있을까?"


생각은 생각을 낳고, 어둠은 더 짙어져만 갔다.

생각하는 것이 괴로웠다.

생각을 멈추고 싶다고 또 생각했다.


하루하루를 의식적으로 온오프하며 버텼다.

평범해 보이려는 순간, 나는 생각을 끄고,

혼자가 되면 여지없이, 자동으로 그것을 다시 켰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나는 나를 괴롭혔고, 또 괴로워했다.


스스로를 생각의 감옥에 가두었고,

쉴 때조차 온전히 쉬지 못해

결곡, 심신이 모두 지쳐버렸다.


어느 날, 한 배우가 시상식에서 말했다.

"사유한다."


그 한 마디는 내 안에서

조용히 흘러내리지 않고,

뚝.

하고 박혔다.


너무 많은 걸 생각하다 보면

정작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게 된다.


나는 늘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지'로

나를 정의하려 했다.

그러다 가까운 누군가가 말했다.

"너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그건 너를 설명해줄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너는 사유하는 사람이다."


그 말은 내 머릿속에 오래 박혀 있던

사유의 빛을 켜는 불씨가 되었다.


그 순간 이후, 사유는 나를 옭아매지 않았다.

누군가의 말이 나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사유는 나의 언어가 되었다.


이제, 나의 사유는 off가 없다.

수시로 떠오르고, 자유롭고, 새로운 길을 만든다.


나는 사색하고, 사유하며,

무엇인지 모를 울림에 공명한다.

작가의 이전글깊고 어두운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