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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lla Nov 12. 2018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문정희 시 필사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문정희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 

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 

합격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감자국을 끓이고 있을까 

사골을 넣고 세 시간 동안 가스불 앞에서

더운 김을 쏘이며 감자국을 끓여 

퇴근한 남편이 그 감자국을 15분 동안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을 행복하게 바라보고 있을까 

설거지를 끝내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입사 원서를 들고 

추운 거리를 헤매고 있을까 

당 후보를 뽑는 체육관에서 

한복을 입고 리본을 달아주고 있을까 

꽃다발 증정을 하고 있을까 


다행히 취직해 큰 사무실 한켠에 

의자를 두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고 

가끔 찻잔을 나르겠지 

의사 부인 교수 부인 간호원도 됐을 거야 

문화 센터에서 노래를 배우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는 남편이 귀가하기 전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갈지도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


내가 알던 예쁜 여자중에. 제일예뻤던 우리 언니.

 .. 대학 4학년때 바로 시집을 가버렸다. 

그녀가 사회적으로 능력을 떨치지 않아서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가끔 그녀의 연주가 듣고싶은날은 가끔 가슴이 먹먹해질때가 있다. 내가 너무도 멋있어하고 존경했던 그녀들이 생각날때면, 이 시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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