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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BI Jul 26. 2021

휴일의 모습


월요일 쉬는 날, 일어나자마자 빨래를 돌리고 카누 커피를 타고 책을 읽는다. 일주일에 한 번뿐인 휴일, 느긋하게 책으로 시작하는 아침을 좋아한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읽고 싶은 책 마음껏 읽고 쓰다만 글도 마저 수정하고 그렇게 보내야지 다짐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직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어제 식당에서 식빵, 바게트, 루꼴라, 계란 등 집에서 만들어 먹을 재료를 잔뜩 들고 왔다. 맥주와 와인도 잊지 않고. 그렇게 느긋하게 하루를 보낼 것이다. 

버터 두른 팬에 식빵을 살짝 구웠다. 계란 프라이도 하나, 거기에 루콜라까지. 단순하지만 든든한 한 끼이다. '방랑자들' 책을 읽다가, 갑자기 '기사단장 죽이기'가 읽고 싶어져서 살짝 잡았는데 200페이지 넘게 읽어버리고 있다.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또 빠져들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끌어당기는 힘이란. 홀로 산속 주택에서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것일 수도. 

2주~3주 머리가 너무 복잡해 휴일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다. 일상의 평범함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만 어려운 일인가? 




어제 유튜브에서 본 김영하 작가님의 말 

'자심의 감정을 언어화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감정을 쓰는 것만으로도 회복이 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그중에 하나이다. 어떤 위로보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글로 써보는 게 가장 최고의 방법임을. 분노, 짜증, 후회, 걱정 이 모든 것들을 써내야 한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보다 매일 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몇 년 전의 나보다는 나는 쓰는 사람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글쓰기 모임을 지속해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이제는 모임을 떠나 스스로 그 습관을 굳힐 때이다. 허나 조급함이 뒤쫓아와 그 마음을 억누르는 게 쉽지가 않다. 당장의 어떤 결과를 원하는 것, 이게 가장 무서운 마음이다. 많은 생각이 들 땐 행동하면 된다. 쓰면 된다. 글이 잘 안 써질 땐 일기를, 일기를 쓰다 글을, 책을 읽다 필사를, 필사를 하다 글을, 이렇게 나의 글을 여러 곳에 뿌리자. 그 안에서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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