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골린이 겁을 상실하라

<유쾌한 골린이 생활> 2

by 조창완

없는 살림에 골프 배우기는 쉽지 않다. 우선 정상적으로 골프를 배운다면 티칭 프로에게 레슨을 받는 것으로 골프를 시작하는 게 맞다. 기초적인 자세를 가르쳐주는 레슨의 경우 10회에 20~30만원이 평균이지만, 레슨 프로의 지명도에 따라 이 역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앞서 말했듯이 매형에게 잠시 배운 레슨을 마지막으로 독학을 시작했다. 다만 최근에는 친구인 신비오 프로가 가끔씩 문제를 지적해 주어서 따라 가는데, 레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한다. 최근에는 드라이버의 미스샷에 대한 조언을 받았는데, 완전히 달라지는 느낌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다시 돌아가서 나는 시간을 낼 수 있는 주말에 인도어 연습장을 찾았다. 매형이 선물한 클럽에는 아주 구형의 드라이버와 갤러웨이 아이언 몇 개 그리고 퍼터였다. 아이언은 4번, 5번, 8번과 피칭이었다. 연습장에 도착해 2층 연습장 입구에 주차하고, 촐촐히 나는 연습장을 찾았다. 연습장에서도 클럽을 빌려주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클럽들을 빌려서 치기도 했다.


우선 연습장에 들어가는 게 부담이 된다. 연습장에는 항상 자리를 지키는 동호인들이 있어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찾는 사람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레슨도 받지 않고, 막무가내로 공을 맞추는 내 상황이 좀 이상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거 남들의 시선을 무시하기로 했다. 우선은 드라이버와 있는 클럽을 하나하나 맞추어 치기 시작했다. 드라이버는 초반에 쉽지 않았지만 서서히 맞기 시작했다. 집에 와서는 매형이 준 티칭 영상을 보면서 내 자세를 생각했다. 거기에 팔힘은 조금 자신이 있었다. 어릴 적 배운 도끼질과 대학시절부터 치던 테니스가 골프를 하는데 조금은 관련이 있었다.


중국 톈진과 베이징에서 살 때, 그 지역 한국인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했다. 그런데 테니스회에 잘 나오던 이들이 사라지곤 했다. 그들은 대부분 골프로 취미를 바꾼 이들이다. 둘을 같이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골프에 맛 들인 사람들은 테니스를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두 가지를 같이 할 경우 자세가 망가져 고민이 되기 때문이었다. 테니스를 한 사람들은 공을 맞추는 데, 충분한 연습이 되어 있어서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된다. 차이는 있다. 테니스 공은 크지만 움직이는 공을 맞추어야 하고, 골프공은 작지만 정지된 공을 맞추는 운동이다. 후자가 쉬울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골프는 자기 몸과 가장 멀리 있는 작고 단단한 공을 맞추기 때문에 변수가 상당히 많다. 다른 운동은 손이나 발, 라켓 등이 비교적 짧은데, 골프 드라이버의 경우 43인치에서 47인치의 샤프트를 사용한다. 참고로 샤프트는 골프채의 손잡이 부분에서 헤드까지 길이를 말한다. 짧으면 치기는 쉽지만 힘이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길면 힘은 많이 받지만, 컨트롤하기가 어렵다. 나중에 샤프트도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골프는 아주 예민할 뿐만 아니라 기계와 달리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에 따라서 자세가 흐트러져서 잘 치기가 쉽지 않다.


나도 믿고 보는 골프 전문가 가운데 임진한 프로가 있다. 이분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힘에 의지하지 말고, 클럽 헤드의 무게를 이용해 스윙을 하라는 것이다. 힘을 쓸 경우 컨트롤도 어렵고, 몸이 경직되어 제대로 거리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맞는 말이다. 이런 골프 자세를 가장 잘하는 프로선수가 박인비 선수 같다. 박인비 선수는 스윙을 할 때, 힘을 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가볍게 다운스윙을 하다가 맞는 순간에 힘을 준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에 상당히 안정적이고, 정확한 스윙을 하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힘이 드라이버나 아이언의 거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아마추어의 경우 남성들은 드라이버 거리가 평균 200미터 정도지만, 여성들은 평균 150미터 정도다. 스크린골프의 대명사인 골프존에서는 평균 비거리를 볼 수 있다. 몇 명 안되지만 내 골프 친구 가운데 가장 평균 비거리가 가장 높은 친구는 티칭프로이기도 한 신비오 프로로 224.6미터고, 골프를 제법 하는 내 고등학교 친구 응영이는 218.7미터다. 다른 친구들은 200미터 전후고, 나는 175.2미터에 머물러 있다.(22년 3월 14일) 물론 나도 최장타의 경우 260미터도 있는데, 최근에 드라이버를 가다듬으면서 미스샷이 자주 나와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줄어들었다. 반면에 골프를 꽤 치는 고향 여자 친구 대순은 평균 타수가 +3인데도 드라이버 평균 거리는 165.2미터다.


결국 골프도 타고난 힘이 작용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나도 힘은 자신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도끼질을 하면서 어깨를 사용할지 알았기 때문이다. 내 고향 마을에는 3면이 산이었다. 그 산들의 상당 부분이 우리 소유였고, 여기에서 가끔 벌채를 했다. 벌채를 한 나무는 우리 형제들도 나서서 톱으로 자르고, 지게로 내려와 집에서 도끼질을 해 장작을 만들었다. 가장 지루한 작업은 톱으로 큰 나무를 자르는 것이었고, 힘든 작업은 지게로 통나무를 옮기는 것이었다. 반면에 도끼질은 흥미로운 작업이다. 나무의 결을 읽어서 도끼로 내리치면 굵은 나무가 잘리는 희열을 맛보고 때문이다. 가끔은 톰 소여처럼 동네 친구들에게 그 일을 시키기도 했다. 도끼질은 어깨와 손목을 쓰는 작업인데, 운동 방향은 다르지만 골프랑도 연관관계가 있어 보였다. 또 어릴 적에 지속적으로 도끼질을 해서 상대적으로 힘을 집중하는 방법도 익혔고, 정확히 가격하는 것도 배웠다. 이런 경험은 나중에 테니스를 할 때도 나타났는데, 상대적으로 나는 강서브를 넣은 편이었다.

수없이 미스샷을 했지만 별 의식을 하지 않고 쳐가자 비거리도 서서히 늘었고, 정확도도 향상됐다. 물론 보는 이들은 형편없는 실력이라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아이언의 경우 표준으로 치는 아이언이 7번 아이언인데, 내 소유한 클럽에는 없어서 연습장에서 빌려서 연습을 하곤 했다. 골프 입문자들이 쓸 수 있는 아이언은 보통 5~9번까지다. 여기에 웻지로 P와 S를 사용한다. 물론 3번이나 4번 아이언을 사용할 수 있는데, 효율과 정확성 때문에 이 구간은 우드나 유틸리티로 대신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사람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남자들은 9번 아이언이 120미터로 시작해 5번 아이언 160미터까지 차례대로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피칭웨지는 나의 경우 100미터를 보고 치는 습관을 들였다. 하지만 샌드웨지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홀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때는 샌드웨지가 필요했지만, 70미터 전후의 중거리를 칠 때는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거리가 짧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물론 나중에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

한 달간 내 손에 가장 익은 것은 피칭웨지였다. 가벼운 만큼 다루기가 쉬웠고, 90미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다른 아이언들은 쉽지 않았다. 이 정도 연습을 하고 필드에 나갈 수 있는 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지만 어떻든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우선 내게 골프 입문을 종용했던 고향 친구들과 같이 하는 만큼 마음의 부담이 덜었다. 동행하는 친구 가운데는 막 골프 피칭 프로 자격에 통과한 신프로도 있었기 때문에 골프 입문으로는 적격이었다. 거기에 라운딩 장소인 파인비치 골프장이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골프장이라 마음도 편했다.


뭐든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면 좋지만, 일단 시작하고 보강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가운데 시나브로 내 머리 올리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머리 올리는 날’은 골린이 들이 처음 필드에 나가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필드에 나가는 비용이 상당히 높아졌다, 18홀을 치는데 적게는 20만 원대에서 많게는 50여만 원까지 순수하게 들어가는 게 골프 비용의 현실이다. 여기에 이동비나 식비 등을 포함하면,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즐기기 힘든 스포츠가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골프 마니아들은 수많은 기회비용 속에 골프를 선택하는 것 같다.


인도어골프장.jpg 잘 갖추어진 인도어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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