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꿈꾸는 자전거
모든 유럽의 국가들이 비슷하지만 네덜란드는 날씨 변화가 아주 심한 나라다. 분명 나는 맑은 날씨를 즐기고 있었지만 그새 흐려지거나 비가 내리는 기후를 가지고 있다. 일례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음, 오늘 날씨가 참 맑고 좋구나.’ 하면서 샤워를 하러 갔는데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그 기후를 통해서 멋진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갑자기 추워진다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작년에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사촌 동생과 암스테르담을 거닐고 있었다. 분명 날씨는 아주 따스했고 선선한 바람도 불었던 날씨였다.
그런데 갑자기 기온이 확 떨어지고 추워지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이 추위를 견뎌보겠다고 오기를 부렸다. 하지만 이내 견디지 못하고 급하게 옷을 구입하기 위해 근처 기념품 샵에 들어가서 옷을 부랴부랴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 옷이 내 눈에 들어왔다. 네이비 컬러의 트레이닝셔츠였고 왼쪽 가슴에는 아약스(암스테르담 연고 프로 축구팀)의 엠블럼이 수 놓여있었다. 30유로, 당시 환율로 약 3만 4천 원~5천 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지금도 잘 입고 다니고 있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가성비의 옷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물론 로테르담에서는 아약스의 최고 라이벌인 페예노르트의 팬들이 많기에 입었다가는 큰일 날 것 같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감기에 걸리진 않았지만 절대 감기에 걸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네덜란드의 날씨. 네덜란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을 여행할 때는 한 여름이라도 절대 방심하지 말고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는 대강 바깥만 보고 대충 옷을 챙겨서 입고 다녔는데 여기서는 꼼꼼하게 날씨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외출 직전까지 밖을 확인하고 날씨 앱을 통해 기온을 체크한 후에 문을 나서는 것이다.
그 날씨는 여전했다. 물론 비가 오는 날씨가 약간 다른 게 있다면, 한국은 비가 올 때 습한 느낌을 동시에 받지만 이 곳은 그냥 많이 오고 시원한 느낌이다. 더울 때는 네덜란드는 그냥 뜨겁다는 느낌이 강한데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대신 습하지 않기에 그래도 있을만하네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한국은 햇빛 + 습기의 공격으로 인해 이걸 어떻게 견디나 싶은 생각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그래도 이런 날씨마저 그리웠기에 네덜란드로 돌아온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