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맑았다 흐림.

네덜란드와 꿈꾸는 자전거

by Writer Liam

#18.

네덜란드는 맑았다 흐림.


모든 유럽의 국가들이 비슷하지만 네덜란드는 날씨 변화가 아주 심한 나라다. 분명 나는 맑은 날씨를 즐기고 있었지만 그새 흐려지거나 비가 내리는 기후를 가지고 있다. 일례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음, 오늘 날씨가 참 맑고 좋구나.’ 하면서 샤워를 하러 갔는데 외출 준비를 마치고 나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그 기후를 통해서 멋진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갑자기 추워진다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작년에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사촌 동생과 암스테르담을 거닐고 있었다. 분명 날씨는 아주 따스했고 선선한 바람도 불었던 날씨였다.


그런데 갑자기 기온이 확 떨어지고 추워지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이 추위를 견뎌보겠다고 오기를 부렸다. 하지만 이내 견디지 못하고 급하게 옷을 구입하기 위해 근처 기념품 샵에 들어가서 옷을 부랴부랴 찾기 시작했다.


IMG_4819.JPG Almere 시내의 호수 공원의 모습. 이 날 아침은 맑았는데 공원을 가보니 흐려졌었다.

그리고는 한 옷이 내 눈에 들어왔다. 네이비 컬러의 트레이닝셔츠였고 왼쪽 가슴에는 아약스(암스테르담 연고 프로 축구팀)의 엠블럼이 수 놓여있었다. 30유로, 당시 환율로 약 3만 4천 원~5천 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지금도 잘 입고 다니고 있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가성비의 옷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물론 로테르담에서는 아약스의 최고 라이벌인 페예노르트의 팬들이 많기에 입었다가는 큰일 날 것 같다...)


IMG_8157.JPG 좀 잘렸지만 저런 옷이었다. 꽤 따뜻하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감기에 걸리진 않았지만 절대 감기에 걸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네덜란드의 날씨. 네덜란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을 여행할 때는 한 여름이라도 절대 방심하지 말고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는 대강 바깥만 보고 대충 옷을 챙겨서 입고 다녔는데 여기서는 꼼꼼하게 날씨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외출 직전까지 밖을 확인하고 날씨 앱을 통해 기온을 체크한 후에 문을 나서는 것이다.


IMG_4828.JPG 맑은 날의 암스테르담.

그 날씨는 여전했다. 물론 비가 오는 날씨가 약간 다른 게 있다면, 한국은 비가 올 때 습한 느낌을 동시에 받지만 이 곳은 그냥 많이 오고 시원한 느낌이다. 더울 때는 네덜란드는 그냥 뜨겁다는 느낌이 강한데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대신 습하지 않기에 그래도 있을만하네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한국은 햇빛 + 습기의 공격으로 인해 이걸 어떻게 견디나 싶은 생각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그래도 이런 날씨마저 그리웠기에 네덜란드로 돌아온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을 수 없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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