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세상에 나왔음을 소리치다.

- 세상에 나왔음을 있는 힘껏 소리쳐 보자

by 하연비

불 같이 화내던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니, 예전 추억을 더듬어보게 되네요.


지난여름 밤낮 가리지 않고 맴맴 울어대는 매미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평소였었으면 매미에 대한 생각이 정신을 지배했을 텐데, 올해는 유독 매미 유충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한 나무에 매미 유충이 10마리 이상 붙어있는 걸 본 적이 있습니까? 저는 지방에서 나고 자랐지만 그렇게 많은 매미 유충을 서울 한복판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신기하면서도 징그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어릴 때 기억의 파편을 더듬어보니, 매미 유충은 3년에서 10년 정도 땅속에 있다가 여름이 되면 지상으로 올라와 성체가 된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다른 곤충들은 유충에서부터 성체가 되기까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또한 같은 개체라면 성체가 되기까지의 시간도 비슷비슷하죠.


하지만 매미는 달랐습니다. 저마다 삶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매미의 삶은 사람과 비슷한 면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 역시 개개인마다 삶의 속도가 다릅니다. 누구는 20대에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30대에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자유로운 삶을 살기도 합니다.


각자 삶의 속도가 다를 뿐이고 방향이 다를 뿐이기에 정답은 없는 것이죠. 다만 언제까지나 땅속에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안락한 땅 속에서 숨어 지내다 보면 안락함에 취해 세상밖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편안함에 질식할 수도 있거든요.


제 자신도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고 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하지만 땅 속에서만 있다 보면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세상밖 구경을 못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있는 힘껏 나아가야겠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일지라도 있는 힘껏 나아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인내의 날개를 펼쳐 있는 힘껏 세상에 소리쳐 보겠습니다.


“맴맴”


내가 세상에 나왔음을 있는 힘껏 소리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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