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경험을 쌓아가는 중입니다.
체득(體得)하다.
한자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자면 '몸으로 얻는다'라는 뜻이다.
즉, 몸소 체험하여 알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어떤 것(행동이나 사고 등 모든 것)에 대해서 체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가장 흔한 체득의 순간은 바로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순간이다.
얼마 전, 나는 오래된 도어록을 교체하고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했었다.
새로운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며칠 동안은 의식적으로 새로운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숫자를 틀리지 않게 하나하나 눌렀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후, 나는 더 이상 비밀번호를 의식적으로 꺼낼 필요가 없었다.
나의 손이 숫자 패드에 자연스레 올라갔고, 무의식적으로 번호를 순서대로 누를 뿐이었다.
머리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체득인 것이다.
체득이란 몸소 체험하여 안다는 사전적인 뜻이 있지만,
나에게 체득이란 '무의식적인 몸의 반응'이다.
몸으로 체험하여 안다는 것은 의식의 영역이 아니라 무의식의 영역인 것이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 반면,
몸으로 기억하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 없는 것이다.
체득을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경험이 쌓여야 하고, 수없이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로 익히는 것보다, 몸으로 익히는 것이 더 높은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운동을 배운다고 가정해 보자.
책을 통해 관련 지식을 배울 수도 있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기본자세와 규칙들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주위 사람들은 초보자에게 해줄 말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노하우를 듣고자 하면 몇 날 며칠을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여러 가지 지식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해봐야 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조언들을 토대로 몸을 움직이고 연습해야만 새로운 운동을 배울 수가 있다.
수없이 많은 반복 활동을 하고, 반복된 경험이 쌓이면 그제야 비로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체득이란 말을 좋아한다.
체득을 했다는 뜻은, 곧 그것에 대해 수많은 경험이 쌓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나의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는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잘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군맹무상(群盲撫象), 여러 맹인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뜻으로 개개인의 경험이 모든 것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체득하려고 노력한다.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나만의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