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루팡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 배부른 동물원 사자가 되고 싶은가?

by 하연비

어렸을 때에는 나이가 같은, 같은 반 친구들과 경쟁하고 성장해 나간다.

서로를 만만하게 보며 주먹다짐도 심심치 않게 벌린다. 다들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한 학년 높은 선배를 보면 일단 체격이 다름을 확실히 알게 된다.

체격이 크다 보니 무섭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려든다.

그만큼 학창 시절에는 1년의 차이가 엄청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게 보통의 우리는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나이가 많은 사람은 나보다 무언가 더 뛰어난 사람일 거라고 무의식 중에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 대한 근거 없는 존경심과 두려움은 사회에 나와서도 지속된다.

그러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사람'자체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다 보면 나이란 단지 세월의 흐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이 온다.


나 역시도 그랬다.






신입 사원 시절일 때에는 누구라도 할 것 없이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서 모두를 우러러보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지냈었다. 물론, 그러한 태도 덕분에 일을 빨리 배울 수 있었고, 동기들보다 빨리 회사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나를 이용해 자신의 업무를 줄여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철저히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근로시간에 최대한 '일을 안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렇게 일을 안 하도록 만드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모토로 삼는 사람들이었다.

소위 말하는 월급 루팡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일을 안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나는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 본인 스스로는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기존에 해오던 것만 해왔으며, 새로운 도전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이다.


두 번째, 패배의식에 쩌들어 있다.

도전을 안 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들의 사고는 이미 부정의 감정으로 가득 차있다.

도전을 하지 않기 위한, 도전을 못하는 이유를 어떻게 해서든지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짙은 안개를 헤쳐나가려면 한 발짝씩 앞으로 내딛으면서 계속 전진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한 발짝 조차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앞으로 가면 막다른 길이라 생각하고,

옆으로 가면 낭떠러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뒤로 가면 야생동물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는 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언제 걷힐지 모르는 안갯속에 영영 갇혀버리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월급 루팡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워라밸을 중요시하게 여기며, 급여가 적다 보니 차라리 일을 덜 하겠다는 마인드인 것이다.


"정신 차려라."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어떤 회사를 가든,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하지 못한다.

또 그렇게나 원하는 '성공적인 삶', '경제적 자유'는 절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냥에 실패한 굶주린 야생 사자가 될지언정,

동물원 철창에 갇힌 배부른 사자가 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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