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람을 정리할 때

- 희망퇴직인가, 권고사직인가

by 하연비

아침부터 사무실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어쩐지 오늘부터 날씨가 추워진다더니...

겨울이 성큼 다가오기는 했지만 사무실의 분위기는 계절의 변화감 때문에 서늘한 것이 아니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이 점점 따뜻해진다고 하는데,

어째 회사생활은 해가 지날수록 더 추워지는 것 같다.


세상사람 모두가 알고 있듯이 19년부터 21년까지는 코로나라는 아주 '특수'한 팬데믹 상황이 있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고, 어떠한 전망도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 같이 힘을 뭉쳐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애썼다.


경제 상황이 좋진 않지만 모두들 그리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회사들도 생산을 줄이고 비용을 줄여가며 당시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했었다.

1,2년만 잘 버티면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힘든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에게 부자재 비용을 지원해 주고, 중간관리자에게 고정급을 지원해 주는 등 '상생'이라는 아름다운 단어와 함께 희망찬 미래를 그려나갔다.


대기업의 아름다운 선행은 기사를 통해서 웹페이지의 몇 줄을 차지했을 뿐이고,

그 기사를 쓰기 위해 또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소속의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줄곧 적자였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의 실제 현실을 잠깐 망각시켰을 뿐,

팬데믹이 아니었더라도 현실은 더 나아질 것이 없어 보였다.


코로나 이후 세상 모든 경제가 이전처럼 회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이제는 나도 물가상승률만큼 연봉이 오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


올해는 잘 되겠지, 내년에는 잘 되겠지라고 나를 믿고 회사를 믿었다.

내가 열심히 하면 회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했었고, 나의 능력을 과대평가했었다.




회사에서는 이제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다.

이제는 비용을 줄이고 생산을 줄여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이미 팔리지 않은 재고들이 많이 남아있고, 신상품은 판매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력을 정비해야 한다.

나이가 많거나, 근속연수가 오래되었거나, 성과가 좋지 않거나...

사람을 내보내려면 어떤 기준을 내세우더라도 충족시키려 할 것이다.


희망퇴직이든 권고사직이든 사람이 나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오늘 사무실 분위기는 너무 쓸쓸하다.

올해는 정말 을씨년스러운 겨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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