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게 있을까요 없을까요
확실하게 달라진 게 하나 있다.
20대 때는 호기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람들 만나려는 욕심이 강했다.
그래서 들었던 동아리들이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이 많았다.
유니텔 펑크 동호회, 만화가 팬클럽, 특정 만화 팬클럽,
가수 팬클럽, 광고동아리, 게임 길드....
대학원에 들어가서 각종 기수의 모임까지 빠지지 않았다.
가급적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녔고 그런 다양한 경험치로는 거의
주위 친구들에 비해 벌써 만렙을 찍어 버렸다.
(어이없는 에피소드들도 가득하지만 그것은 다음에 풀기로-)
지금도 호기심은 많기에 막상 나가면 재밌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돌아서서 생각해 보면 그때 그런 식으로 만났던 사람들 -
이제 와서 연락하고 진정한 '내 사람'이 된 사람들? 거의 없다.
심지어 이름까지 가물가물한 사람들도 많다.
나 이런 사람도 알아, 나 저런 사람도 만나봤어
혼자 거만한 척, 인맥 넓다 착각했던 거 같다.
나 혼자 그 사람들을 지인이라고 생각했던 게 분명하다.
누구누구와 안다는 것, 누구누구와 친하다는 것은
상호 교류인데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 이런저런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자리가 되면
뭐 어차피 다 시간 지나면 안 볼 사람들이란 생각에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후회하는 건 아니다
그런 만남들, 그런 경험들이 나에겐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일 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런 경험을 충분히 누릴만한 체력도 있었고
그리고 지금도 그런 호기심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내가 변한 점 중 하나를
설명하기 위함도 있지만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대하고 싶어 하는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기도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