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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록 Apr 23. 2022

퇴사가 하고 싶을 때 생각해볼 것들

퇴사자가 생각해본 퇴사 전 생각해볼 세 가지 질문

한 친구가 ‘퇴사가 하고 싶으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데 그게 안된다’라는 말을 했을 때 퇴사 버튼은 세상에서 가장 누르기 무거운 버튼이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퇴사라는 게 말 한마디, 신청서 한 장이면 끝날 것이지만 퇴사라는 결정을 하기까지는 수많은 고민이 따라온다. 마침내 퇴사한 자유로운 도비의 입장에서 퇴사 전에 생각해보면 좋을만한 것들이 뭐가 있을지 몇 가지 적어보았다.


난 정말로 퇴사가 하고 싶은 걸까?

퇴사를 해도 당분간 먹고살 수 있을까?

퇴사 이후의 계획이 있는가?


1번 질문은 질문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직장인의 꿈은 퇴사라는 말이 있는 만큼 퇴사는 많은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정말로’ 퇴사가 하고 싶은지를 묻는 이유가 있다. 일하는 건 좋은데 함께 일하는 사람이 별로라거나, 일은 좋지만 회사가 별로인 경우라면 퇴사가 아닌 이직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퇴사 전에 블라인드에 퇴사 고민 글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니면서 이직을 추천할 정도로 퇴사 후 바깥세상은 춥다. 하지만 사람뿐만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일마저 버거울 땐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게 휴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돌아갈 생각에 가슴이 조여온다면 퇴사도 괜찮다. 돈도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사람이 건강치 못하면 다 소용이 없으니까.


정말 퇴사를 마음먹었다면 그다음은 퇴사 이후에도 당분간 먹고살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퇴사 이후엔 매달 같은 날 들어오는 꿀 같은 월급이 없다. 퇴사 이후 들어오는 퇴직금이 있긴 하겠지만 어쨌든 백수가 되고 나면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어서 마음이 절로 조급해진다. 결국 해보고 싶은 걸 해보는 것도, 제대로 쉴 수도 없이 다시 재취업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단 하루라도 제대로 쉬고 싶다면 결국 모아둔 돈 중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쉬는 것도 돈이 든다. (사실 숨만 쉬어도 돈이 드는 기분이지만)


마지막으로는 퇴사 이후의 계획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정말 퇴사하고 하고 싶었던 게 뭔지 고민해봐야 한다. 퇴사하고 나면 일하던 시간만큼이 오롯이 내 시간이 되어 갑자기 여유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어느새 나태해진 나 자신과 인사하게 된다.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36시간이 된 건 아니다. 오롯이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24시간은 지친 심신을 달래줄 달콤한 휴식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전직을 위한 도약 준비를 하는 기간이 될 수도 있다. 


퇴사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퇴사를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실행에 옮겨도 좋은 최소한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고민 없이 바로 퇴사할 수 있다는 분이라면 엄청난 결단력을 가진 분이니 뭘 해도 성공할 것이다. 


퇴사 버튼을 누를 준비가 되었다면, 웰컴 투 백수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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