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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희 Jun 26. 2022

중견기업 핵심가치 발굴기(1)

우리 안에 빛나는 것으로 시작하기!

핵심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라는 미션이 HR 부서에 주어졌습니다.  대표이사의 지시는 명확했습니다.  모든 직원이 참여해 ‘내가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기업가치를 발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명확한 지시만큼 난이도 최상의 미션이었습니다.

600명에 달하는 모든 조직 구성원이 참여해 만든 핵심가치 발굴 과정과 핵심가치 내재화를 위한 활동을 3회에 걸쳐 공유하려 합니다.

   

1.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핵심가치 발굴을 위한 TF가 꾸려졌습니다.  비트코인 채굴과 달리 고사양 그래픽카드(고급 인재들)만 많이 있다고 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양한 직무에서 역량 있는 인재들이 차출되었습니다.  TF가 꾸려져서 가장 먼저 한 작업은 ‘과연 조직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용어의 정의였습니다.


조직문화 이론의 권위자 에드가 E 샤인(schein)은 조직문화란 조직 구성원들에 의해 공유되는 일련의 가치, 의미, 믿음, 이해, 사고방식이며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말합니다.  

[조직문화통찰]의 저자인 김성준 박사님은 한 부족의 세계관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부족(조직)은 ‘누구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지?’ 라며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고 책임을 묻습니다.  또 어떤 부족(조직)은 ‘어떤 환경이나 시스템, 어떤 프로세스가 있었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까?’를 고민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사무실에 뱀이 들어왔다고 가정하여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기업은 ‘이럴 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매뉴얼 찾아봐!(프로세스대로 안 하면 책임)’라고 하고, B기업은 ‘뱀부터 잡자!(뱀 잡는 사람은 포상)’, C기업은 ‘TF를 구성해서 의견을 들어보자!(합의해야 뒷말 없어!)’라고 하는 등 어떤 사건에 대해 보는 전제(가정)가 달라 다른 행동과 결론이 발생되는데 그 전제(가정, 가치)가 조직문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상교육 구성원들에게 조직문화란 ‘복지’ 혹은 분위기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자사(우리 부족)에 지금 바람직한 조직문화와 조직문화 활동이란 무엇인가를 일주일 간 치열하게 토론한 끝에 내가 선택한 일과 조직에서 나와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와 즐거움을 높여주는 공동체의 정서프로세스시스템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일하는 방식, 일하는 환경이 되기 위해 우리의 나침판, 신호등이 되어 줄 행동 코드를 핵심가치로 만들기로 합니다.  이 핵심가치는 도로의 신호등과 같습니다. 어떤 행동은 해도 될지(초록불), 어떤 행동을 당장 멈춰야 할지(빨간불) 일상 속 행동의 기준이 되어줄 살아있는 신호등을 [우리의 믿음]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비상교육의 핵심가치입니다. 



2. 우리 안에 빛나는 것 찾기

[우리의 믿음] 찾기 첫 활동은 구성원 전원을 대상으로 1:1  1시간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에선 ‘우리 회사가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일하는 즐거움을 저해하는 환경은 무엇인가?’등의 부정적인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00님이 회사에서 

가장 탁월한 성과를 냈던 경험 또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던 일 하나를 떠올린 후 들려주세요’라고 구성원 개개인 안에 빛나는 기억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을 한 이유를 물어서 행동의 전제(가정)에 대해 상세히 듣고 확인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했을 때, 남들이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정말 최선의 방법일까’라고 고민했을 때,  현장에서 직접 고객의 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가 전문가이니 우리가 모여 치열하게 토론하여 결과를 만들었을 때,  동료들과 즐겁게 으쌰 으쌰! 일하다 보니,  내 이름이 걸맞은 결과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니, 내 일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 뿌듯하고 좋은 성과가 났다고 자신들의 빛나는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힘들었고 꼭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구성원들 눈에는 빛이 났습니다.  그 일을 해낸 구성원들이 멋져 보였습니다.  빛나는 꽃이 안에서 밖으로 피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끝에 “핵심가치를 만드는 이유는 우리가 탁월한 행동을 1년에 한 번 또는 두 번 할 수 있는데, 이런 행동을 촉진하는 행동기준이 있다면 적어도 그보다 조금 더 자주, 횟수를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훨씬 더 자주 지금 인터뷰에서 말해주었던 기분 좋은 -내 안에 빛나는-순간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일을 하게 된다면 지금 하는 일이 보다 의미 있고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도 더 좋은 성과가 날 것이고 우리가 다니기 좋은 곳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런 희망을 가지고 핵심가치 발굴 작업을 합니다.”라는 메시지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던 때가 지금처럼 한참 더운 6월이었기에 ‘당신의 바람이 변화의 바람으로이라고 문구가 적혀 있는 미니 선풍기를 전달하였습니다.


[우리의 믿음] 발굴 프로젝트가 끝나고 돌아보니 성공 포인트는 ‘우리 안에 빛나는 것’ 찾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 개인 가슴에 담긴 열정과 빛나는 것들을 알아봐 주고 인정하고 지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 첫걸음!이었습니다.


그 첫걸음의 효과는 TF 구성원에게서도 즉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회사가 그렇듯이 TF 구성원들은 차출된 것이기에 그들의 동력을 얻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특히 마음까지 얻어내는 일은 더욱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었고 참 멋진 동료들과 함께 일해서 좋았다.”는 피드백이 왔습니다.  TF가 해체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도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모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난이도 최상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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