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은명, 원양어선

에피소드 5

by TeeTee

‘툭하면 사람죽어….

빠져 죽고 양망기에 껴 죽고 줄에 맞아 죽고 손 잘리고….

사람 죽는걸…. 네가 왜 해 네가 왜 해!

누가 원양어선 타면 떼 돈 번다 그런데!

또 한방에 벌고 싶어서?

아버지 배 안 찾아줘도 되니까…. 너는 딴 거 해!

빨리 안와! 엄마 울어‘


인기 드라마 ‘폭삭 쏙았수다’의 대사 일부분이다.

둘째 은명이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가족의 생명줄과 같던 배를 처분하고 은명을 감옥으로부터 구하는 결단을 하게 된다.

자신 때문에 배를 판 것에 대하여 마음에 부담감을 가진 은명은 부모님 몰래 원양어선을 타는 결단을 하게 된다.

은명에게는 이번뿐만 아니라 오래전…. 자신이 제대로 돌보지 못한 실수로 인하여 동생인 동명이 바다에 빠져 죽게 된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 짓누르고 있었다.

항상 부모님께 잘하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은명에게 원양어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마지막 선택이었다.

은명을 태운 원양어선은 이미 선착장을 떠났지만, 아빠의 눈물 어린 간절하고 다급한 무전은 배를 돌리게 한다.

셋째를 잃어버린 아빠에게 남겨진 둘째는 세상 무엇보다도 지키고 싶은 소중한 존재였다.

아버지의 대사는 은명에 대한 원망이 아니었다. 간절함을 담은 사랑의 고백이었다.

대부분 아버지들의 사랑 표현은 자녀들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거칠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것도 사랑의 표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자녀들에게도 마음속 원양어선이 있다. 비록, 출항하지는 못하지만 날마다 타고 내린다.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한없이 위험해 보이는 원양어선에 마음을 졸인다.

원양어선을 타야만 하는 자녀들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사이에 미묘한 사랑이 흐른다.

오작교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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