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이익과 가격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PER이라는 개념을 종종 접할 수 있다. 개별 종목에서 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 대해서도 PER로 비교한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A라는 종목이 지금 PER이 9 정도 되니 저평가이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나오는 코스피 주가지수의 PER은 얼마로 어느 시기 수준, 역대 저평가 등으로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104155100008?input=1195m
주식투자에 있어 PER은 단순하고 이용하기 편한 비교 도구이다. 주식의 가격과 이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비교해놓은 지표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과 주가(=주식의 가격)를 알고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시가총액은 어떤 회사의 100% 주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돈이다. 100% 주인이 된다는 뜻은 그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즉 회사의 가격이 곧 시가총액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회사의 가격은 여러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브런치 '가격과 가치는 무엇이 다른가?'에서 확인 가능)
https://brunch.co.kr/@choiaaa/15
시가총액은 회사의 가격이고, 주가는 그 시가총액을 회사의 주식수로 나눈 것이다.
시가총액이 100억 인 회사의 주식 수가 100개이면 주가는 1억 원이 되고, 1000장이라면 1천만 원, 1만 장이라면 100만 원이 된다. 그래서 주가만으로 그 회사들끼리 싸다, 비싸다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시가총액을 이해하면 카카오라는 기업보다 삼성전자가 비싸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시가총액이 카카오보다 삼성전자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다른 회사와 비교해서 싸다, 비싸다의 개념이 아니라 '내가 투자하려는 회사가 가진 가치에 비해서 현재의 주가가 저렴한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회사가 가지는 가치는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자산 등 다양한 가치가 있다. PER은 그중에 회사의 이익과 가격을 비교하여 저렴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손쉽게 알려주는 지표이다.
PER을 계산하는 방법은 위와 같다. 두 계산식 모두 동일한 값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전자의 계산식은 시가총액과 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것이고, 후자는 회사 전체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ER의 개념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시를 들어보면,
1년에 순이익 1억 원을 버는 치킨집이 매물로 나와있다고 가정해보자. 여러분이 이 치킨집을 인수한다고 할 때, 얼마에 인수하고 싶은가?
10억 원이 적당할까? 5억 원? 3억 원? 아니면 20억 원?
보통 수익모델을 평가할 때 손익분기점이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한다. 손익분기점이란 초기에 들어간 비용(or 인수비용)을 넘어서는 시기가 언제인가를 판단해보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5억 원을 주고 치킨집을 산다면 손익분기점을 통과하는데 5년이 걸릴 것이고, 10억 원을 주고 산다면 10년이 걸리 것이다. 5억 원이라면 순이익의 5배를 주고 치킨집을 사는 것이고 10억 원이라면 10배를 주고 치킨집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PER의 기본 개념이다.
회사의 순이익의 몇 배를 지불하고 그 주식을 살 것인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투자자들)의 대답이 바로 'PER'이다.
어떤 회사의 PER이 10이라는 뜻은 시장 참여자들이 그 회사의 순이익 대비 10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PER이 5라면 순이익의 5배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같은 물건이라면 기왕 사는 거 싸게 사고 싶어 한다.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순이익의 10배보다는 5배를 주고 사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 PER주'라는 것을 선호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주가지수를 PER로 나타내는 것도 동일한 원리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의 시가총액의 합과 순이익의 합을 비교해놓은 것이 코스피지수 PER이다.
PER이 낮으면 일단 저렴하다는 것은 일단 알겠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첫 번째는 다른 회사 또는 동종 산업 평균 PER과 내가 투자하려는 회사의 PER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동네의 치킨집이 순이익의 5배(PER=5)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데, 내가 인수하려는 회사가 순이익의 3배(PER=3)에 매물로 나와 있다면, 동종 산업 평균 PER 대비 저렴한 것으로 위험 요소만 잘 파악한다면 매력적인 인수 가격이라 할 수 있다.
주식회사도 마찬가지이다. 동종 산업 평균 PER에 미치지 못하는 회사들이 존재한다. 위험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면, 저 PER인 회사를 사는 것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에 있어서 PER이 낮다는 것은 저평가일 수도 있지만, 정말 좋지 않은 회사일 수도 있다. 정말 좋지 않은 회사라면 순이익과 상관없이 가격 그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PER 밴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PER 밴드는 과거 주가 흐름과 PER 흐름을 차트로 그려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과거 어느 정도 가격 수준이 저렴한 가격이었는지를 알 수 있고, 이를 매수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위 그림은 카카오 브런치의 경쟁사인 네이버 블로그의 PER 밴드 차트이다.(NAVER의 PER 차트)
NAVER의 PER 차트를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PER이 30배 ~ 40배 사이를 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18년 ~ 2019년 주가가 하락세임에도 PER이 30배 정도 되는 수준에서는 저렴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NAVER의 PER이 30배 근처에 오게 되면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ER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았는데, PER은 알면 알수록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그러나 단일 지표로써의 가치는 좋은 점수를 주기가 힘들다. PER 뿐만 아니라 여러 지표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잘 조합하여 활용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