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가 곧 기회
투자의 시작은 가격과 가치를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
가격은 사고파는 것들의 가치를 돈으로 나타낸 것이다. 어떤 물건이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하게 되면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가치 대비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면 수요는 점차 감소하게 된다. 이 과정은 우리가 경제수업 시간에 배웠던 시장원리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그래프이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다시 되짚어보면, 공급량이 고정된 상황에서 수요량이 증가하게 되면 (균형) 가격이 상승한다. 반대로 공급량이 그대로인데, 수요량이 줄어든다면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투자 시장에서의 가격도 이와 동일하게 움직인다.
대표적인 주가(=주식의 가격)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에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는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주식을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면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주식시장은 특히나 공급이 유연하지 않아 수요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게 된다.
주식은 앞선 글에서 다루었던 '자산이란 무엇인가'에서 증자에 대한 개념을 다루었는데, 그 부분들을 읽어보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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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수량은 기업이 처음 주식시장에 상장되어질 때 정해진다. 이후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 때에만 주식의 수량이 늘어나고 줄어들기 때문에 주식의 공급은 굉장히 비탄력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 있어서 가격은 수요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가격이 위와 같다면 가치는 무엇일까?
가치는 쉽게 말해 어떤 물건이 가지고 있는 쓸모이다. 쉽게 말해 쓸모 있는 물건이 가치 있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 자체에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지?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주식이 가지는 가치는 사실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주식에 있어 가치가 있는 주식은 가치투자의 개념보다는 해당 주식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졌냐를 보고 판단해 볼 수 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브랜드 가치가 있는 것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
성장산업에 속해 있는 것
스타 CEO를 보유하고 있는 것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
속한 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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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바로 어떠한 기업(=주식)이 가지는 가치이다.
맥도널드라는 브랜드 가치를 정확하게 금액을 산정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추정은 가능하겠지만 가격처럼 일관된 금액을 산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기업의 성장성은? 스타 CEO의 가치는? 독점적 지위의 가치는?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 이익처럼 일부 금액으로 산정 가능한 것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가치들은 구체적인 금액으로 산정하기 힘들다.
그래서 투자시장에서는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끊임없이 일어나게 되고, 노련한 투자자들은 이를 잘 포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가격과 가치에 대해 이해했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는 가격과 가치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가격은 이미 시장에서 모든 참여자들의 인정을 받은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주식이 가진 가치는 명확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 모호한 가치를 찾는 일을 투자 활동하는 내내 반드시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가치는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꽤 괜찮은 투자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하거나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 때 주목하는 등 조금은 평균에서 벗어난 행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의 이익은 적자이지만 투자자가 판단했을 때 긍정적인 미래가 보인다면 이 또한 해당 주식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이다.
반대로 현재 실적도 좋고, 브랜드 가치도 좋아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알고 있다면 비싼 가격에도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다.
투자자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치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각은 투자자 본인의 직업과 연관이 있을 수도, 취미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떠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사소한 변화 속에서도 투자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평소 술자리를 즐기는 투자자라면 아무런 생각 없이 술을 소비하기보다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둘러본다면 얼마든지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작년 이맘때, 테슬라라는 것이 술자리에서 유행했었다. 테슬라는 테라 맥주와 참이슬을 섞어 마시는 소맥이다. 테슬라의 맛도 맛이지만 이슈성이 한 몫해주었다. 그로 인해서 테라와 참이슬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의 주가에도 훈풍이 불었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부터라도 익숙한 환경이라도 조금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