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투자의 작은 깨달음

최근 수년 휴식기를 가졌던 이유

by 시기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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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던 대학생 때 시작한 주식 투자가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일단은 살아남았고 지금까지 투자한 기간보다 더 긴 기간을 투자하며 살아갈 것 같아서 이쯤에서 중간 정리를 하고 넘어갈까 한다.


3-4년 전 ChatGPT가 출시되면서부터 최근까지 AI 툴을 사용하는데에 빠져서 지내왔다. 그러면서 그 기간동안 AI를 활용한 투자 방식에 대한 고민과 실행까지 제법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었다. 물론 대형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거나 직접 훈련시키는 최전선에서의 일들은 당연히 나의 능력 밖이었고, 관련 서비스들이 출시되는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초점을 두었었다.


그 과정에서 그 전 십여년 투자했던 방식과 지금의 투자 방식이 굉장히 많이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투자 정보를 습득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그냥 누군가의 말을 듣고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면, 주식 투자를 결정할 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현재의 경제 상황과 시장 상황이 주식 투자에 적합한 시장인지, 채권 투자에 적합한 시장인지를 판단해 자산 배분 비율을 결정해야 하고 -> 금리, 환율, 글로벌 유동성, 물가 등 거시 지표를 확인하여


현재의 시장에서 어떤 산업이 선두에 있고, 앞으로도 좋을지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분석과 산업 내 밸류체인 등을 파악해야 하고


그 산업 속에서도 모든 기업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지분 구조가 좋은 기업, 수익성이 좋은 기업, 오버행 이슈가 없는 기업, 비용 구조가 좋은 기업 등 수많은 요소들을 평가하여 투자를 결정하게 된다.




나 스스로의 투자를 돌아봐도 실은 저 방식을 늘 지키는 것은 아니다. 기분에 따라 사기도 하고, 특정 주식이 급등하니 따라서 사기도 하고, 너무 많이 떨어져 저렴해 보여서 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툴이 너무나 크게 발전하고 실시간 정보 반영 속도 또한 너무 빨라 실전 투자에 도입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아래에는 실제로 투자할 종목을 분석할 때 사용하는 AI 프롬프트의 일부이다.




현재 가치, 미래 가치, 실적 반영, 핵심 투자 포인트를 고려한 목표 주가 추정과 매수 매력점수 부여

연구 자료, 증권사 리포트, 분석 자료 등 기관의 형태나 연구의 형태를 가진 문서에 높은 점수를 주고, 개인이 작성한 커뮤니티, 블로그 글 등을 배제하고 시장 반응 정도만 요약한다.

분석할 데이터는 최근 일자에 가까울수록 높은 가중치를 준다.

종목 분석에 대해 팩트와 추정을 분리해서 주석으로 달아줄 것.

최근 공시 분석

사업, 반기, 분기 보고서 확인

손익 구조 변동이나 CAPEX, 투자 계획이 있는지

실적발표자료

최근 주가 데이터 분석

외국인 지분율

52주 신고가, 신저가

PER, PBR, EPS, BPS

ROE,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

향후 분석

주주환원 정책

CB/BW 등 주가 희석 가능 요인

그밖의 오버행 이슈

정성 분석

밸류체인

제품/서비스

실적을 바꿀 산업 변수

경쟁 기업 상황



이전에는 이런 내용들을 직접 전자공시 사이트 등 여러 데이터를 다루는 곳에 가서 확인하고 정리했어야 했다. 물론 이들을 정리해주는 서비스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유료였고 확인하기 불편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내가 선호하는 기업과 투자 방식을 명시해서 AI 툴에게 입력해두면 대부분의 정보 검색과 정리는 알아서 해준다. 정리된 정보를 종합해서 팩트 체크를 한 이후에 투자를 진행하면 된다. 글로벌 거시 환경과 변수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신뢰도 높게 잘 판단해주는 편이다.






재미있게도, 투자에 들어가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삶의 방향성에 대해 여러 고민을 해보게 되는 시기를 수년 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해보지 않았던 것들도 많이 시도해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부분도 고민했다. 그러면서 얻게 된 태도와 방식들이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다뤄 보려고 한다.



다시 투자로 돌아와서,

오랜 기간 투자를 하다보니 느끼는 점과 최근 기술 발전들로 인한 작은 깨달음들이 몇 가지 있다.


1. 아날로그가 주는 특유의 투박함

우리나라 사람들은 핵심, 요약 이런 것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 지식에 대해서도 핵심과 요약만 얻고 싶어 한다. 그런 성향에 AI 툴이 딱 맞다. 장황한 지식과 정보도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하고 핵심 내용과 전체적인 요약을 굉장히 잘 한다. 디자인, 그림들 또한 이제는 AI 툴들이 너무나 정교하게 생성하여 점점 더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이렇게 두서 없이 흘러 버릴 이런 글들이 가치를 가지는 날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캐릭터 디자인도 더 정밀하고 예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닌, 투박하고 적은 선으로 대충 그린 디자인이 개성을 가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AI를 통해 효율화되어 아껴진 시간만큼 어떤 한 분야의 행동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낭비해보는 것 또한 좋을 것 같다. AI 툴을 도움을 받지 않고, 편하게 내 생각을 정리하는 이런 글들 말이다.



2. 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금

투자 성공을 판단하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금이다. 자산의 규모가 작을 때는 필연적으로 고위험 투자, 높은 회전율 등의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성공 확률은 낮지만, 성공했을 때의 리턴은 높은 방식이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커지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이 방식을 고수하긴 어렵다.


그래서 투자 방식은 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 과거의 투자 성공이 미래의 투자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늘 자신의 전략을 점검하고 정비해야 한다. 그 기준에서 수익금의 크기가 지속해서 증가하는지가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익금을 늘리는 데에는 고리타분하고 재미 없는 투자 격언들이 잘 맞을 때가 많다.

장기 투자하라. 좋은 종목을 사라. 잦은 매매는 손실을 볼 확률이 크다. 지수에 투자 하라. 떨어지는 주식보다 오르는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등 수많은 주식 관련 격언들이 있지만 대부분 재미 없게 느껴진다.


그보다는 바닥권에서 TQQQ(나스닥 3배 레버리지) 같은 고 레버리지 상품을 크게 사서 1주일만에 +30% 이상 버는 것이 더 짜릿하고 재미 있다. 여기에 더해 투자금 또한 신용 레버리지를 쓰게 되면 수백, 수천퍼센트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투자금이 적을 때나 가능하다. 투자금이 클 경우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1-2년 전 미국 투자가 유행했고, 그 이후 하락장이 왔을 때 커뮤니티에는 각 종 밈들이 유행하고, '더 떨어져봐. 죽으면 그만이야'는 반 포기에 가까운 밈들까지 유행했다.


그래서 투자 규모가 적을 때는 크게 오를만한 주식을 찾는데 집중하거나 (오를 종목 찾기에 자신이 없다면)돈을 더 많이 벌 방법을 찾고 행동하는 것이 더 좋다. 단순하게 지금 소득에서 월 50만 원정도만 더 벌어서 아무 생각 없이 주식형 자산을 분할 매수한다면, 몇 년 뒤에 삶은 생각보다 유의미하게 변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규모가 커졌을 때는 이 자산을 어떻게 잘 지키고 분배해서 불려 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개별 종목에 대한 공부보다 채권형 자산과 주식형 자산의 배분이라던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현금 보유 등이 더 중요해진다.



3. 투자를 할 때, 대부분의 문제는 '욕심' 때문에 발생한다

투자 사기를 당하거나, 투자 손실 등 투자와 관련한 문제는 대부분 개인의 욕심 때문에 생기게 된다.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전문가가 나와서 현재 해당 시장에 대한 평가와 어떤 종목이 좋고 나쁜지에 대해 수없이 떠들어댄다. 이들의 목적은 자신의 유명세 아니면 돈이다. 선한 마음으로 불특정 다수가 돈을 많이 벌었음을 바라는 선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나 투자와 관련된 이쪽에서는 더 그렇다.


그리고 재밌는 점은 전문가들 또한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별로 의미 없는 정보들을 굉장히 중요한 정보처럼 포장해서 판매하는 데에 도가 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짜 실력자들은 애초에 우리와 접점이 없다고 봐야 한다.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포지션이나 뷰를 공개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리스크를 가져오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A라는 주식을 사서 큰 돈을 벌었다더라 라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게 되면 사람의 마음 속에는 자연스럽게 욕심이 피어오르고, 이 욕심이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만든다. 투자 사기도 이럴 때 많이 당한다. 비상장 주식을 과하게 높은 가격에 산다거나, 굉장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알트 코인에 투자하거나, 고수익을 보장하는 이상한 비즈니스 투자 하는 등 분류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투자 사기가 존재한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거나 굉장히 리스크한 행동인데 욕심이 생기면 이를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러한 욕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하게 주식을 살 때도 욕심이 앞서면 가용 가능한 금액의 100%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게 되고, 운이 좋아 시장이 바로 상승하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고 하락할 경우 곤란한 상황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돈이 필요하거나 하는 등.


만약 가용 가능 금액의 일부만 샀다면, 올랐을 경우 기분 좋게 수익 실현하거나 시장 상황을 판단해 더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하락했을 때도, 추가적인 행동도 나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투박한 글들을 종종 쓰러 올 예정이다. 물론 보장은 못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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