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계획의 낯섬
'새해 계획'이란 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로스쿨에 입학한 뒤로 오랫동안 새해 계획이라는 것을 세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스쿨에 다닐 때에는 연말을 주로 그 다음해 과정 선행을 하며 바쁘게 보냈고, 로스쿨을 졸업한 뒤에는 1월 초중순에 있는 변호사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때라 연말 개념이 없었다.
한 해를 정리하며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다짐했던 때가 내게도 분명 있었는데 말이다.
하루종일 공부를 하다 머리를 식히러 나간 산책길에 좋아하는 독립서점에 들러서 올가 토카르추크의 <다정한 서술자>를 구매했다. 작가가 세상의 고통에 공감하고 공명하며 쓴 글을 읽고 있자니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조금 되찾은 기분이 들었다.
인간과 세계에 이로운 사람이 되고자 꿈꿨던 때가 있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서 변호사자격을 인간과 세계에 보탬이 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수험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어느새 그 꿈을 내 안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오직 '나'로만 가득찬 시간들이었다. 나 말고 남에게 이로운 행동은 한톨도 하지 않아왔다. 부끄러운 일이다.
자원봉사
그런 생각을 하다 자원봉사 사이트를 검색해봤다. 1365 자원봉사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가입을 하고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모집 공고들을 쭉 살펴봤다. 그 중에 토요일마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실용 한국어를 강습하는 자원봉사가 눈에 띄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주말부터 약 한달 반동안 가르칠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시기도 알맞길래 봉사 지원을 했다. 봉사 승인이 난다면, 1월 17일부터 강습이 시작된다. 내가 지도한 한국어가 실제 그들의 한국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매우 보람있는 일일 것이다.
새해에는 나만이 아니라 남도 생각할 줄 아는, 좀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