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 후

by 최단감

1. 변시 후 근황

변시가 끝나고 일반 회사 법무담당자 면접을 한 건 봤다. 내가 원하는 연봉을 맞춰주지 못했기에 결렬. 만약 내가 정말 다니고 싶은 회사였다면 연봉을 깎고서라도 들어갔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어떤 곳인지 생각해봤다.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이었다. 즉 작년에 다니다가 변호사시험 준비를 하겠다고 퇴사한 그 회사였다. 찾아보니 전 회사에서는 현재 변호사를 뽑고 있었고, 변호사 자격을 가질지 여부가 미지수인 나를 채용할 의사가 있는지 회사 인사팀에 연락을 넣었다. 지금은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다.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 원래 변호사 자격이 이미 있는 사람을 뽑고 있었으므로...


그런데 전 회사 사람을 만나 밥을 먹다가, 회사의 중추가 되었던 30대 중반 젊은 사람들이 회사를 나가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회사를 차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기심에 찾아보니 너무 재밌어보였다. 필요하다면 연봉을 다소 깎고서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회사 임원 중 한명의 연락처가 내게 이미 있기에 연락을 넣었고, 검토 후 회신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신생 회사라 법무담당자가 필요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어쨌든 안해보는 것보단 나으니까.


2. 변시

변시 결과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완전 잘 본것도, 완전 잘 못본것도 아니어서 애매한 상태다. 그래서 그런가 책이 눈에 잘 안들어온다. 시험이 끝나면 읽고 싶었던 책만 계속 읽으리라, 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서 마음이 불안해서인지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서 조금 읽어보려해도 금방 도로 꽂게 된다.

지난 수년간 내 마음의 중심에 있었던 변호사시험이 훅 하고 빠져버리니까 일종의 '마음 공동화 상태'인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은 운동을 해라, 여행을 가라 라고 하지만 글쎄... 하고 싶은 운동도 없고 가고 싶은 여행지도 없다. 그냥 빨리 원하는 데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학업이나 일 등 내 삶의 코어가 되는 부분에서 삶의 효능감을 찾는 사람인 것 같다.


3. 발전과 성장

내가 가장 중시하는 거는 나의 발전과 성장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어떤 필드에 있을 때 발전과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생동감 있고 비전 있는 집단에서 역할을 부여받고, 내가 존중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한테 의지받을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며, 그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할 때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 같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나는 이런 집단과 필드에 있을 것이다.

지금 이 '마음 공동화' 라는 쉬이 오지 않는 기회를, 차후 내가 원하는 집단에 소속되어 잘 해나가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아 의미 있게 보내 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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