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중용(中庸), 가장 오해받는 지혜
1부: 균형을 위한 언어, 주역을 열다
주역은 단순히 미래를 점치는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현상을 균형과 조화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우리 삶의 중심을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오래된 지혜입니다. 복잡한 우주 속에서 지구별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북극성과 같습니다.
1장. 중용(中庸), 가장 오해받는 지혜
'중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대부분은 '어중간함',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태도', 심지어는 '줏대 없는 회색분자'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중용에 대한 가장 큰 오해입니다.
고대 중국의 철학서 『중용(中庸)』은 "중(中)은 천하의 큰 근본이요, 용(庸)은 천하의 정해진 도리이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中)은 단순히 산술적 중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에 따라 상화에 맞춰 가장 적절한 지점을 포착하는 역동적인 지혜를 뜻합니다. 마치 활을 쏠 때 목표의 정중앙을 정확히 꿰뚫는 것처럼,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최적의 순간을 찾아내는 것이죠. 용(庸)은 그런 최적의 지점을 꾸준히 유지하고 실행하는 일상의 도리를 의미합니다. 즉, 중용은 '가장 역동적인 최적점 찾기'이자, 그 최적점을 일관되게 실천하는 삶의 태도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도(中道)는 무엇일까요? 중도는 주로 불교에서 강조하는 개념으로, '모든 것은 실체가 없네!'라는 공(空) 사상을 바탕으로 합니다. 극단적인 고행주의나 쾌락주의를 벗어나, 연기(緣起)의 법칙에 따라 인연이 모여 잠시 존재할 뿐 영원불변한 것은 없다는 깨달음을 통해 집착을 놓아 버리고 해탈에 이르는 길을 의미합니다. 불교의 중도는 모든 존재가 궁극적으로 비어있음을 깨달음으로써 양 극단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이 글에서는 중도(中道)와 중용(中庸)의 철학적 개념을 봅니다. 중도가 불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양 극단을 벗어난 '최고의 길(中)'을 가리키는 이념적 개념이라면, 중용은 유교의 가르침처럼 그 길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방법론(庸)'에 가깝습니다. 중용은 결코 타협이나 회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용기 있는 지혜입니다.
우리는 종종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모호함'이나 '결단력 부족'과 동일시하곤 합니다.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이성 사이에서, 완벽한 성공과 처절한 실패 사이에서, 우리는 늘 양극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사회에 살고 있죠.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한 번 질러보거나, 아니면 아예 손 놓고 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전에서 말하는 중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중용』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하늘이 명한 것을 성(性)이라 한다,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한다,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 한다." 이 문장에서 중용은 단순히 중간 지점을 지키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하늘의 뜻을 따라 자신을 닦아나가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임을 암시합니다.
중용은 '적절함(時中)'을 찾는 지혜입니다. 즉, '때에 맞는다'는 것은 우리가 그냥 우연히 때를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철 없는 사람, 철 모르는 사람, 철부지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아직 철이 안들었다"라고도 합니다. 때를 맞추는 것은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것은 마치 예술가가 수많은 물감 중 가장 완벽한 색을 조합하고, 건축가가 건물의 하중을 정확히 계산하여 가장 견고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고정된 답이 아니라, 상황, 때, 그리고 사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능력인 거죠. 중용은 현실 속에서 '도리(道理)에 맞는 최선'을 찾아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중도는 존재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통해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면, 중용은 변화하는 삶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마땅하고 올바른 태도'를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천적 지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글에서 다루는 중용과 중도는 단순히 '어중간한 중간'이 아닙니다. 두 개념 모두 극단적인 치우침을 경계하고 균형 잡힌 삶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그것은 가장 역동적이고 유연하며, 때와 장소에 맞는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지혜입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삶의 핵심 원리인 셈입니다. 이 글은 주역의 지혜를 통해 이 '가장 역동적인 최적점'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여, 우리가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흔들림에도 마음의 중심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