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드는 시간

나만의 보석을 꿰어낼 시간

by 최동철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어김없이 아침 산의 흙길 위에 맨발로 섭니다. 도시의 소음이 잠든 고요한 시간, 오직 내 발바닥을 통해 전해져 오는 대지의 생생한 감각만이 온전한 ‘나’를 일깨웁니다.


축축한 흙의 감촉, 간밤의 이슬을 머금은 낙엽의 서늘함, 때로는 발바닥을 기분 좋게 자극하는 작은 돌멩이들. 이 모든 감각에 집중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속에도 고요한 길이 열립니다. 바로 그 길 위에서, 오늘 문득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가슴에 와 박힙니다.


돌이켜보면 제 안에도 참 많은 ‘구슬’이 흩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짝이는 재능의 조각들, 스쳐 지나간 영감의 아이템들, 그리고 삶의 경험들이라는 귀한 구슬들. 하지만 그것들을 그저 쌓아두기만 했을 뿐, 하나의 실로 꿰어 의미 있는 그림을 완성하지는 못했던 것이지요. 모두가 저마다의 훌륭한 구슬을 가지고도 보배로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은 잔뜩 구름을 머금어 차분하고, 고요한 숲속에는 벌레 소리와 제 발자국 소리만이 가득합니다.

이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저는 비로소 흩어져 있던 제 안의 조각들을 선명하게 마주합니다. 이제는 그것들을 잘 꿰어낼 때입니다. 잘 구성하고, 조직하고, 하나로 완성시키는 일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산을 내려가려 합니다. 연휴의 끝자락에서 얻은 이 귀한 깨달음을 가지고, 흩어진 인생의 구슬들을 어떻게 꿰어 나만의 보배로 만들 것인지 차분히 그려보는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발바닥명상 #맨발걷기 #새벽산책 #인생성찰 #마음챙김 #구슬이서말이라도꿰어야보배 #자아성찰 #에세이 #연휴마지막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연휴의 아침, 여유라는 이름의 길을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