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고 찾아온 추위, 달빛 아래를 걷다

고단한 금요일을 지탱하는 힘, '쉼'

by 최동철

2026년 2월 6일 금요일, 새벽 3시 30분.

입춘이 지나면 곧장 따뜻해질 줄 알았는데, 자연은 그리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습니다. 이틀 정도 머물던 온화한 봄기운을 시샘이라도 하듯, 다시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봄이 완연해지기 전, 이 추위의 기세가 가장 강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 새벽,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냉기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단단하게 얼어붙은 흙과 그 위를 덮은 추위가 발바닥의 감각을 깨웁니다.

구름을 뚫고 추위를 뚫고 내려온 달빛이 길을 비춥니다. 그 빛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디뎌 봅니다. 오늘따라 지난 한 주의 피로가 발목을 잡는 듯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길 위에서는 그 피로마저 '마음' 하나로 다스려집니다.

사실 오늘은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분주한 금요일입니다. 머릿속은 벌써 처리해야 할 업무 순서들로 가득 차 복잡합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합니다.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그 짧은 찰나에 집중하며, 복잡한 생각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 봅니다. 인생은 늘 고단함과 일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오늘 귀가 후에 맛볼 '달콤한 휴식' 같은 쉼표들이 숨어있기에 우리는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관찰자가 입자의 상태를 결정하듯, 제 마음이 오늘 하루를 '고단함'이 아닌 '기대되는 휴식 전의 활기'로 관찰하기 시작하자 새벽 공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제 산을 내려가며 오늘 하루의 순서를 정해보려 합니다. 차가운 땅을 딛고 얻은 이 명료한 정신으로, 오늘 하루도 힘차게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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