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비추는 길 위에서, 다시 시작할 '나의 숙제'

달빛 아래 새겨진 발자국: 다시 시작될 일상을 마주하며

by 최동철

2026년 3월 4일, 수요일 새벽 3시 27분. 어젯밤 하늘을 가득 채웠던 정월대보름달이 여전히 휘영청 밝습니다. 온 산을 환하게 비추는 그 빛은 차가운 밤의 기운마저 잊게 할 만큼 따스하고 푸근합니다. 참 오랜만에 마주하는, 마음을 넉넉하게 채워주는 달빛입니다.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어제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날카롭게 발끝을 파고들던 새벽 공기가 한풀 꺾였습니다. 어제 산을 덮었던 하얀 싸락눈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는 완연한 봄의 기운이 스며든 촉촉한 흙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대지의 온기는 "이제 정말 봄이 왔다"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오늘따라 발걸음이 무척 가볍습니다. 일주일의 허리인 수요일, 평소보다 이른 귀가와 충분한 휴식 덕분에 몸과 마음이 최상의 리듬을 찾았습니다. 하산 시간을 앞당길 만큼 가뿐한 이 걸음걸이는, 마치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에너지의 도약'처럼 제 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비워진 에너지가 휴식이라는 촉매제를 만나 다시 가득 채워진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 가벼움 끝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올해의 본격적인 업무와 과제들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귀가는 늦어질 것이고, 학습과 일의 무게는 다시 제 어깨 위에 놓일 것입니다. '다시 숙제가 생긴 셈'입니다. 하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오늘 새벽, 보름달 아래 마음 먹은대로 어떤 복잡한 문제도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 발바닥이 기억하는 이 상쾌한 감각을 동력 삼아, 제게 주어진 숙제들을 기꺼이 즐겁게 마주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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