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꽃샘 추위도 깨우지 못한 고요한 대화
평소보다 조금 늦은 새벽 3시 29분. 서둘러 산을 내려가며 문득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곳엔 오랜만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북두칠성과 저물어가는 반달이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조금 늦었다는 조바심은 밤하늘의 장엄함 앞에 금세 녹아내립니다. 삶의 속도가 예정보다 늦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평소 보지 못했던 이정표를 발견하곤 합니다.
영하 2.5도의 꽃샘추위의 서슬 퍼런 기운이 옷깃을 파고듭니다. 하지만 발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땅의 단단함은 정직합니다.
두툼한 옷으로 몸을 감쌌으나, 발바닥은 오롯이 자연의 날 선 감각을 받아냅니다. 이 차가운 꽃샘 추위가 지나야 비로소 따뜻한 봄의 생명력이 우리 발밑에서 솟구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긴 하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하루를 더 길고 밀도 있게 쓸 수 있다는 역설적인 안도감이 듭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 대신, 짧지만 강렬한 이 새벽의 깨어있음을 통해 오늘을 버텨낼 '뿌리의 힘'을 얻습니다.
산 공기는 차갑지만, 제 심장은 이제 막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저는 저만의 속도로, 힘차게 달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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