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작아질 때 별은 더 선명해지듯

한결같음을 위한 새벽길, 나를 만나는 시간

by 최동철

2026년 4월 8일 수요일, 새벽 3시 30분.

평소보다 조금 늦은 걸음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어제 늦은 귀가 탓에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차가운 대지에 발바닥을 붙이는 순간, 정신이 맑게 깨어납니다. 발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흙의 기운과 거친 돌멩이의 감촉은 제 몸의 무거움을 덜어내고, 다시금 생동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작아진 반달이 서산으로 기울고 있고, 그 맞은편엔 북두칠성이 어제보다 훨씬 또렷히 빛나고 있습니다. 하나가 빛을 더하면,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빛이 덜 나는 법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빛이 희미해진 자리를 별빛이 채우듯, 우리들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합니다. 누군가 유독 빛나 보일 때, 나는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 가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단지 지금은 저 사람이 빛날 '때'일 뿐입니다. 달이 차고 기울며 별과 조화를 이루듯, 우리 모두는 각자의 계절과 시간을 가졌을 뿐 그 본연의 가치는 늘 한결같습니다.


오늘 제가 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맨발로 산에 오른 이유도 바로 그 '한결같음'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외부의 시선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내 안의 가치를 묵묵히 지켜내는 힘. 그것이 발바닥을 통해 지표면과 소통하며 얻는 가장 큰 깨닭음입니다.


이제 곧 지방으로 긴 여정을 떠납니다. 당분간은 이 산행의 행복함을 누리기 어렵겠지만, 오늘 새벽 발바닥으로 느낀 대지의 힘과 별빛을 마음에 품고 기차에 오르려 합니다.

달이 작아진 만큼 더 밝게 빛나는 저 별들처럼, 오늘 하루도 제 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행복하게 뛰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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