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뒤의 대지, 월요일을 깨우는 부드러운 시작

흑백 영화 속 진달래처럼, 고요히 피어나는 한 주의 마음

by 최동철

4월 6일 월요일 새벽 3시 28분. 충분한 휴식으로 몸을 채운 뒤 맞이하는 월요일의 공기는 유독 선선합니다. 어제 간밤에 내린 비는 메말랐던 산길을 촉촉하게 적셔 놓았고,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그 길 위에 내려섭니다.


봄이 되어 얼었던 땅이 풀린 데다 밤새 내린 비까지 머금으니, 발바닥에 닿는 흙의 감촉이 폭신하고 부드럽습니다. 마치 대지가 겨울내내 얼었다가 다시 시작해보겠노라고 다짐을 건네는 듯합니다. 구름이 짙게 깔려 평소 길잡이가 되어주던 북두칠성은 보이지 않지만, 어둠 속에서 유독 선명하게 피어난 진달래꽃들이 흑백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길가에 흐드러져 있습니다.


주역(周易)의 이치에서 월요일은 '동(動)'의 기운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휴식이라는 '정(靜)'의 상태에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문턱입니다. 몸은 달콤한 휴식의 기억에서 깨어나야 하고, 마음은 다시 맞닥뜨릴 일상을 설계해야 하기에 우리는 늘 월요일이 분주하고 무겁게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 발바닥에 닿는 이 부드러운 흙은 강한 것보다 부드러운 것이 생명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팽팽하게 긴장된 마음보다는, 비 온 뒤의 땅처럼 유연하고 폭신한 마음가짐이 오늘 하루의 파도를 더 잘 견디게 해 줄 것입니다.


포근해진 날씨 덕에 살짝 더위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온기는 곧 생동감 넘치는 봄의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지나치게 애쓰지 않으려 합니다, 자연의 섭리대로 해는 뜨고 꽃은 피어나니까 말입니다.

부드러워진 땅의 기운을 온몸으로 흡수했으니,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상 속으로 달려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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