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리의 창업자 놀런 부쉬넬이 아직 20대였던 1974년, 잠시 임시직으로 일했던 스티브 잡스에게 벽돌 깨기 게임(브레이크아웃)의 개발을 맡겼습니다.
브레이크아웃(BreakOut) 게임
일을 맡기면서 놀란 부쉬넬은 칩을 50개 미만으로 사용해서 개발을 마치면 줄어든 원가만큼 보너스를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물론 스티브 잡스는 이 과제를 훌륭하게 해내고 놀란 부쉬넬로부터 약속한 보너스를 받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
하지만 과정을 보면 당시 괴팍하고 안하무인이었던 시절의 스티브 잡스의 일면을 보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워즈니악에게 보너스를 반 나누어 주겠다고 하며 도움을 청합니다.
워즈니악은 3일 밤을 꼬박 새우고 45개의 칩으로 브레이크아웃의 설계를 해냅니다.
그리고 잡스는 아타리로부터 무려 5,000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됩니다.
그러면 워즈니악은?
그가 스티브 잡스로부터 받은 돈은 달랑 350달러였습니다.
워즈니악은 아마 스티브 잡스가 아타리로부터 700달러를 수고비로 받았다고 굳게 믿었을 겁니다.
아타리는 당시 스티브 잡스에게 선망의 직장이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가 고등학교 때 HP의 조립라인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기존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고 일했던 거의 유일한 곳이 바로 아타리였습니다.
아타리는 직관적인 UI로 누구나 쉽게 즐기는 게임을 탑재한 콘솔을 출시해서 스티브 잡스의 관심을 끌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오늘날 애플 제국의 탄생에 영향을 미친 몇 안 되는 회사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최근 아타리의 창업자 놀란 부쉬넬이 다시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불명예스럽게도 과거 그의 회사에 근무했던 게임 개발자 출신의 한 여성의 폭로로 인한 성 추문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물론 제보자가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시기에 부당한 제보를 했다며, 부쉬넬을 옹호하는 다른 과거 동료 여성들의 반대 증언이 나와서 다소 진실게임 양상으로 접어들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쟁의 여파로 인해 당초 그에게 시상되기로 했던 올 3월 GDC(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의 파이어니어 상이 취소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미 비디오 게임의 아버지라는 칭호로 불리며 살아있는 역사로 기억되고 있는 놀란 부쉬넬.
후배들이 헌정하는 영예로운 상을 받으며 존경의 대상이 되려던 순간에 휩싸인 성 추문 논란으로 인해, 이제 막 시작한 2018년이 그에게 최악의 해로 기억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