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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런너의 추억
Apple II와 그린모니터, 그리고 세운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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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Nov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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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반 년을 졸라 산 Apple II 컴퓨터로 베이직과 어셈블리로 짠 게임을 만들어가며 숱한 밤을 지세웠던 적이 있었더랬다.
세운상가에 있던 '희망전자'에는 온 사방 벽에 천장까지 꽉 채운 장마다 카셋테잎에 담긴 게임을 팔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작권 같은 개념이 참도 없던 시절.
먼길을 다녀와 애플컴퓨터에 연결된 카셋레코드에 테잎을 넣고 드라이버로 헤드 높이를 조절해가며 사 온 게임을 로딩해서 플레이가 시작되면 느끼던 짜릿한 흥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 기억나는 게임 중에 으뜸은 로드러너를 꼽을 수 있다.
로드러너는 1983년 브로더번드에서 Apple II 용으로 발표했던 신작으로 맵의 종류가 방대하고 액션과 퍼즐이 혼합되서 스테이지마다 공략이라는 개념이 필요할만한 그런 게임이었다.
적들을 피해 각 단계의 금을 모두 모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사다리가 생기고 스테이지 클리어.
몰려드는 적들을 피하기 위해 좌우로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고 적들을 빠뜨리거나 두터운 벽을 지나 숨겨진 공간으로 창의적으로(?) 이동하는 쾌감이 주요 포인트. 당시에는 꽤나 중독되었던 기억도 난다.
게임은 총 150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단계를 거칠 때마다 적들의 움직임, 땅이 메꿔지는 시간 및 속도 등이 빨라져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막 그랬었다.
물론 모니터는 표현할 수 있는 색이라곤 그린 한가지여서 나머지 색감은 머릿속으로 채워넣어야 하는 몰입도 필수.
게임으로 지난 세월을 떠올리면 그 때의 그린모니터 색감 만큼이나 단색인 흑백사진처럼 아련히 기억되는 추억이 있다.
뭐 그런 게임 하나 정도 떠 올릴 수 있는 것도, 한 참 세월이 흘러 중년으로 살아가면서 반추할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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