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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Apr 20. 2020

권투와 창업

'권투는 5분이라도 링에서 뛰어야 알 수 있다'는 진리와 창업 이야기

사각 링의 바로 코앞 자리에서 권투 경기를 1,000번넘게 실감 나게 봤더라도, 그는 결코 권투를 제대로 안다고  수는 없습니다.  

머리로만 이해하고 말로 하는 권투로는 링 안에서의 긴박한 순간과 팽팽한 긴장 속에 폭발하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없습니다.


사각의 링에 스스로 들어가서  5분이라도 실제 경기를 치르며 버텨  뒤에야, 그는 비로소 권투가 뭔지 조금이라도 알게 됩니다.


창업의 경험도 이와 같습니다.


스타트업을 염두에 두고 처음 하게 되는 일은 흔히 시중의 서점이나 방송,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일들입니다. 혹은 적절한 멘토를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창업에 대한 매우 기본적인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의 창업과 이후 경영은 사람과 환경 그리고 사업 아이템이 속한 산업계의 원리가 뒤섞인  '복잡계'의 영역입니다.


책이나 멘토에게 얻는 사전 지식이 창업자를 위한 절대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제 부딪혀보기 전에 머리로 이해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의 경험은 본인의 창업에 100% 맞아떨어지는 도움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리 간단하게 다른 사람의 경험을 카피해서는 헤쳐나갈 수 있다면 창업과 이후 경영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길이 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일입니다.



창업 이전에 오랜 회사생활을 경험했다고 해도 무조건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조직에서 상급자가 내려 준 의사결정을 따라 업무를 잘 수행해 왔던 직장 생활 경험치도, 사업을 하는 데에 딱 맞는 해법이 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의 결정을 잘 따르는 것과 매 순간 그 결정을 스스로 내려 사업의 크고 작은 방향을 정해 나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사업의 성패는 수많은 결정의 분기점을 통해 결정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결정은 온전히 창업자의 몫으로 진행됩니다.

창업 이후에도 회사 안팎의 사람들에게 여러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결국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외로운 선택의 순간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 창업을 하고 여러 변화와 위기를 이겨내며 스스로의 결정으로 방향을 정해 매진하며 보냈던 경험은, 더없이 값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권투로 비유하자면 사각의 링 안에서 맞고 때리고 피하며 거친 숨을 내쉬는 수많은 라운드를 지낸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 잘 만들어진 팀이 생기고, 권한을 나누고 성과를 공유하는 경험은 더없이 짜릿한 승리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권투처럼 모든 창업자들도 외로운 실전을 잘 이겨내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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