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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Apr 24. 2020

영화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로 190개국 동시오픈 의미

극장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우울한 도시의 추격전


홍보를 마치고도 코로나19로 한파가 불어닥친 극장 개봉을 못 하게 된 영화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 갔습니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촉망받는 충무로의 젊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어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영화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극장 개봉 대신 OTT 넷플릭스를 통해 관객을 만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미 계약했던 해외 배급 대행사와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어제  오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오픈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근미래 특정할 수 없는 암울한 도시 배경을 영화 전반에 걸쳐 그려내고 있습니다. 


실업과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미래와 희망이 없어진 폐허같은 도시에서 꿈을 쫒는 젊은이들의 절박한 선택이 압박감있는 줄거리로 펼쳐지는 영화입니다.



후반부 추격전에서의 긴장감과 피폐된 도시배경으로 등장하는 어둡고 붉은 빛의 미쟝센은 마치 좀비만 안나오는 워킹데드같은 느낌을 줍니다.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뒤미쳐 쫒아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피해 저 세상 멀리까지 도망가지만 끝끝내 덜쳐버릴 수 없는 악몽을 그린 메인 줄거리와 필름에 담은 배경 비주얼,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117억으로, 극장 관객 기준으로는 최소 300만 명이 넘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규모입니다. 



정확한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서 수익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사냥의 시간’이 선택한 넷플릭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어필이 된다면 전통적인 극장을 통한 일반 영화 배급의 틀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베니스영화제 초청작이자 해외 선판매만 30여 개 국에 이르는 극장판 영화가, 화려하게 은막을 비출 기회를 포기하게 된 것에 느끼는 아쉬움은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과는 달리 벌써 OTT 독점 영화들은 기존 상영관을 통해 배급되었던 전통적인 방식의 주류 영화계의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번 기생충이 활약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넷플릭스 독점 영화 작품이 무려 24개 부문에 최종 후보로 오른 바 있습니다. 


다만 수상은 2개 부분에 그쳐서, 아직은 극장을 우회한 스트리밍 개봉작에 대한 저항감을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사냥의시간 #넷플릭스 #영화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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